충북적십자사 회장 선출서 충북도와 마찰… 지원 못받아
이시종 지사 특별회비 전달 “모금 협조”… 일단 해빙 무드
11일 오전 충북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시종 지사와 성영용 충북적십자사 회장이 만났다. 이 지사는 성 회장에게 적십자사 특별회비를 전달하며 “적십자 회비 모금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 돕겠다”라고 말했다. 성 회장은 “간부회의 등을 통해 회비 모금 협조를 지시하는 등의 지원과 배려에 감사한다”라고 화답했다.
연초마다 있는 평범한 모습처럼 보이지만 이날 이 지사의 특별회비 납부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8월 충북적십자사 회장 선출 문제로 촉발된 충북도와 충북적십자사의 갈등이 이날 회동으로 풀렸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충북적십자사의 갈등은 지난해 8월 충북적십자사 회장 선출 과정에서 발생했다. 충북적십자사는 충북도 추천 인사를 회장으로 추대하던 관행을 깨고 경선을 통해 성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뽑았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충북적십자사가 회장 추천을 요청해 이에 따랐는데 제대로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회장을 뽑았다”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성 회장 취임식에 이 지사는 물론 행정부지사와 행정국장도 불참하면서 불편한 관계는 계속됐다. 설상가상으로 해마다 회비 모금에 나섰던 통장과 이장은 물론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마저 적십자 회비 모금에 공무원이 동원되는 것에 반대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전공노 충북본부는 지난해 11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적십자사가 연례행사처럼 읍면동별로 모금액까지 할당해 공무원들을 다그치는 강제적인 모금 방식에 더는 응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또 통·이장도 적십자 회비 납부 지로용지를 직접 주민에게 전달하는 것을 거부했다. 충북적십자사는 직접 지로용지를 각 가정에 우편으로 보내려면 3억여 원이 든다며 통·이장의 협조를 바라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 지사가 9일 전공노 충북본부 임원들을 만나 회비 모금에 협조를 당부하고, 11일 직접 특별회비까지 납부해 양측의 갈등이 어느 정도 풀어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충북적십자사 회비 모금은 6억 원(11일 기준)에 그쳐 목표액인 16억500만 원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요즘 충북적십자사 직원 대부분은 매일 충북도내 12개 시군을 돌며 통·이장에게 협조를 구하고 있다. 회비 모금액이 예년보다 줄어들 경우 주요 사업인 △구호물품 준비 △무료급식 봉사 △이동세탁차량 운영 △4대 취약계층(노인 아동 새터민 다문화 가정) 희망풍차사업 및 생계구호사업 등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최악의 상황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규 충북적십자사 회원홍보팀장은 “적십자사의 인도주의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회비 납부에 충북도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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