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0시 40분경 전남 완도해양경찰서 상황실에 누군가 애타게 구조를 요청했다. 전남 목포의 한 조선소에서 건조된 해상전시용 임진왜란 목제 거북선(사진)이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시용이었지만 길이 28m, 높이 7m, 무게 122t으로 큰 선박이었다. 이 거북선은 22t급 예인선에 의해 12일 목포항을 출항해 경남 거제시 옥포항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거북선은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동쪽 5.5km 해상에서 2m 높이의 파도를 만났다. 임진왜란 때 쓰인 거북선은 높은 파도에도 침수되지 않도록 설계됐지만 이 거북선은 선체 앞부분에 닻을 내리려고 만든 구멍이 있어 물이 들이쳤다.
인근에 있던 여수해양경찰서 소속 117경비함이 구조 요청 10분 만에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 거북선에는 선박 제조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강모 씨(56)와 고모 씨(26)가 타고 있었다. 바다에는 여전히 거친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다. 해경은 구조를 위해 6차례나 가까이 가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오전 1시 27분경 7번째 배를 붙이는 데 성공해 두 사람은 안전하게 구조됐다.
침몰 위기에 놓였던 거북선도 안전 해역으로 예인됐다. 임진왜란 이후 최초로 침몰 위기를 맞았던 거북선은 해경의 기민한 대응으로 아슬아슬하게 체면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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