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설계에 바쁜데 이런 일이 터져 난감합니다. 상주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가장 걱정되고요.” 경북 상주시의 한 간부는 15일 “상주는 농업중심도시인데 가동을 중단한 공장에서 큰 사고가 나 당황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발생한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의 염산 누출사고로 상주시가 어수선하다. 상주의 상징인 ‘곶감의 고장’ ‘자전거 도시’ ‘귀농 1번지’ 같은 친환경적 이미지가 크게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상주시는 2011년 10월 ‘대한민국 농업 수도’ 선포식을 열고 농업도시로서 상주 발전을 대대적으로 추진해왔다. 서울시 면적의 2배가량인 상주는 인구 11만 명 가운데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4만여 명에 달한다. 도농복합지역으로는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경쟁력 있는 농업정책으로 쾌적하고 살기 좋은 농촌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상주시의 최대 목표. 지난해 귀농과 귀촌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510여 가구 950여 명의 귀농인구를 유치했다. 매년 이 정도 규모를 유치하겠다는 자신감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그러나 한 시청 직원은 “지금도 염산사고를 걱정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며 “그동안 쌓은 깨끗한 농촌도시 이미지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태산 같다”고 말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상주에 희망과 절망을 안겨줬다. 2008년 투자협약을 한 뒤 공장을 짓고 시제품을 생산하다 2011년 4월 준공식이 열렸을 때는 희망에 부풀었다. 준공식에서 웅진그룹 측은 “상주가 세계적인 태양광 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곧 공장을 증설해야 할 정도로 시장 전망이 좋다”고 밝혔다.
공장 설립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상주시도 시민들에게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세금 수입이 생기고 일자리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태양광 산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지난해 7월 가동이 중단됐다. 공장이 있는 청리면 주민은 “대기업이 들어왔다고 얼마나 떠들썩했는데 이렇게 빨리 가동이 중단될 줄 몰랐다”며 “텅 빈 공장을 보는 것도 허탈한데 이런 사고까지 생겨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사고와 관련해 상주시가 지난해 12월 이 회사에 대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데다 주민의 사고 발생 신고에 정확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 등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일을 제대로 못하는 형편이다. 성백영 상주시장은 “하루빨리 수습해 시민의 우려를 씻어내고 상주의 저력을 모으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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