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마산·진해시를 묶은 통합창원시가 출범한 지 2년 6개월. 그러나 지역갈등으로 시청사와 야구장이 들어설 장소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창원시는 6월 말 이전에 시청사 및 야구장 입지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 공정성 논란 속 여론조사
통합시 청사를 어디에 둘지에 관한 여론조사는 17일까지 진행된다. 시는 한국리서치와 리서치앤리서치에 조사를 의뢰했다. 설문 대상은 창원 마산 진해지역 2000명씩 모두 6000명. 조사 결과는 21일 나온다. 시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창원시 의회에 통보해 새 청사 건립 위치를 서둘러 결정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통합시청사 건립 위치 결정권을 갖고 있는 시의회는 지난해 창원시가 발의한 ‘시청사 소재지 개정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는 등 계속 미적거리고 있다. 출신 지역별 이해관계가 다른 탓이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마산 YMCA는 “여론조사는 옛 창원·마산·진해시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합의를 파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통합준비위는 당시 통합시 명칭을 ‘창원’으로 정하는 대신 통합시 청사 1순위는 옛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옛 육군대학 터) 중에 두기로 합의했다”며 “여론조사는 마산과 진해 주민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산 YMCA 차윤재 사무총장은 “통합 이후 2년 반이 지나면서 현 임시청사(기존 창원시 청사)가 시청사로 굳어진 것처럼 여겨지는 데다 지방 재정 문제를 둘러싼 시민의 정서를 고려하면 (여론조사 결과는) 임시청사를 리모델링하는 쪽으로 귀결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 첫 질문에서 새 청사를 지을 필요가 있는지를 물어 새 청사를 짓지 않으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창원시 강종명 균형발전과장은 “통합준비위 합의사항은 공동 1순위인 마산운동장과 옛 육군대학 터, 2순위인 39사단 터 등 3개 후보지 가운데 용역을 실시해 통합시의회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야구장 건립 위치도 ‘미정’
시청사 소재지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새 야구장 건립지 역시 정하지 못했다. 시는 “지난해 6월 결정할 예정이었던 새 야구장 입지를 시의회 요구에 따라 계속 미뤄왔다”며 “시청사 소재지 여론조사 이후 최대한 빨리 발표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야구장 입지 결정이 늦어지면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2016년 3월까지 2만5000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짓기로 하고 프로야구 9구단 연고지가 됐기 때문이다.
창원시 조영일 체육진흥과장은 “야구장 기본 및 실시설계, 투융자 심사, 사전재해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거치는 데 6개월∼1년, 공사에 2년이 각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KBO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연고지 취소 사태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시는 야구장 건립 후보지 34곳을 조사해 6곳으로 압축했다가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진해 옛 육군대학 용지 등 3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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