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3시경.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영인운수 차고지에서 ‘뻥’ 소리와 함께 시뻘건 불길이 치솟았다. 당직을 서고 있던 회사 정비사 전학봉 씨(54)는 “뭔가 터지는 소리가 나 나와 보니 주차된 버스들 사이에서 약 20m 간격으로 두 군데서 불기둥이 치솟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화재 당시 주차된 버스 85대는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로 바짝 붙어 있어 불길이 빠르게 옮아 붙었다. 경찰은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버스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압축천연가스가 자동으로 배출되도록 설계돼 있다”라며 “폭발음은 가스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였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불은 약 1시간 45분 만에 진화됐지만 버스 30대가 완전히 불에 탔고 8대가 일부 피해를 봤다. 차고지 내 3층 건물도 불에 타는 등 15억 원(소방서 추산)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몇 분 간격으로 두 곳에서 발화했다는 점으로 미뤄 방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회사 측과 운전사들은 최근 권고사직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경찰서 이건화 형사과장은 “회사에 불만을 품고 있는 인물부터 지역 우범자들까지 폭 넓게 수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화재로 이 회사 650, 662, 6628, 6630번 시내버스의 운행이 지연됐다. 서울시는 예비 버스를 투입해 16일 오전 운행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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