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지갑에서 수표를 챙긴 뒤 신고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상점을 돌며 챙긴 수표를 사용하다가 덜미가 잡혀 '제 꾀에 넘어간' 꼴이 됐다.
17일 대구 성서경찰서는 주운 지갑에서 10만 원권 수표 6장을 빼내 사용한 혐의(점유이탈물 횡령)로 신모 씨(27)를 붙잡았다.
신 씨는 4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대실역 사거리를 지나다가 땅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 지갑엔 10만 원권 수표 8장이 들어있었다. 신 씨는 이중 6장을 빼내 주머니에 넣은 뒤 인근 다사파출소를 찾아가 지갑을 내밀며 "길에서 주웠으니 주인을 찾아주라"고 신고했다.
경찰은 지갑 주인 권모 씨(21)에게 연락해 이를 알렸고, 지갑을 찾은 김 씨는 수표 6장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해 은행에 분실신고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 씨는 11일 오후 10시 36분 달서구 한 상점에 들러 빼낸 수표 1장을 내놓고 담배 등의 물건 값을 치른 후 거스름돈 7만 2000원을 챙겨갔다. 이후 10여분 간격으로 주변 상점 5곳을 돌며 똑같은 수법으로 지갑에서 빼낸 수표 6장을 모두 사용했다.
뒤늦게 신 씨가 건넨 수표가 분실신고된 수표란 사실을 알아챈 가게 주인들은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은 "신 씨는 늦은 밤 주인이 혼자 지키는 작은 가게에서 수표를 사용하고 얼굴을 가리기 위해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했다"며 "주인이 이서를 요구하면 수표 뒷면에 가짜 이름·주민번호를 적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게 CCTV에 찍힌 헬멧을 쓴 남성과 4일 파출소에 지갑 습득신고를 한 남성이 체격과 차림새 등에서 비슷하다고 본 경찰은 신 씨에게 출석을 요구, 추궁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 받았다.
성서경찰서 수사과 김관석 경제팀장은 "습득신고를 위해 신 씨가 파출소에 전화번호를 남겨놨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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