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스 방화의심 해고 기사 강제수사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7일 18시 03분


블랙박스 19개 추가 수거…내일도 현장 정밀감식

시내버스 38대를 태운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의 버스차고지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방화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해고 기사가 수사 협조 요청에 불응함에 따라 강제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저녁 A씨(45)를 서울 강서구 집 근처에서 접촉해 수사 협조를 부탁하며 경찰서로 임의동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A씨는 그럴 이유가 없다며 거부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비협조로 수사에 이렇다 할 진척이 없자 A씨의 휴대전화 통화목록조회 및 위치추적을 위한 통신 수사를 벌일 방침이며 체포나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해고된 A씨의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A씨를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지만 아직 용의자로 지목할 만큼 확실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A씨 집 주변의 폐쇄회로(CC)TV도 확보해 영상 속에 버스 블랙박스에 잡힌 남성의 인상착의와 비슷한 사람이 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외에도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사람은 몇 명 더 있지만 지금까지 경찰이 접촉한 사람은 A씨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회사에 불만이 있는 다른 내부자나 주변의 우범자, 정신이상자, 반사회적 성격장애자 등이 범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화재 현장에서 3차 정밀감식을 실시,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크레인을 동원해 전소한 버스를 옮긴 뒤 버스가 세워져있던 지면에 불을 지르는 데 쓰인 물건이나 특별한 흔적이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발화 지점으로 보이는 두 군데 중 한 곳에 대해서는 이날 작업을 마쳤으며 다른 한 곳은 18일 작업을 할 예정이다.

경찰은 기존에 확보한 버스 블랙박스 30개 외에 이날 19개를 추가로 수거, 이중 불에 탄 8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으며 41개의 영상은 자체 분석하고 있다.

지난 15일 새벽 외발산동의 영인운수 버스차고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시내버스 38대를 태워 15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영인운수는 화재가 난 버스들에 대해 이번 사고에 적용될 수 있는 보험 유형인 자차보험에 가입해있지 않다고 경찰은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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