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사람]양궁 여자대표팀 사령탑 맡은 류수정 계명대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8일 03시 00분


“전 세계 견제 뚫고 ‘신궁 한국’ 자존심 지킬 것”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정성을 쏟아야죠.”

계명대 양궁부 류수정 감독(44·여·사진)은 17일 양궁 여자국가대표팀을 맡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년간 여자국가대표 선수 8명을 지도하는 그는 “세계 곳곳에 한국 지도자들이 진출하면서 양궁의 기량 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며 “선수들이 경기 때 평소 실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대한양궁협회는 올해 처음으로 남녀 대표팀 감독을 공모했다. 그동안 내부 추천으로 선정했지만 더 유능한 지도자를 발굴하기 위해 공모제를 도입했다. 류 감독은 2010년 중국 광저우(廣州) 아시아경기에서 여자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하는 데 기여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가 이끄는 계명대팀이 지난해 세계대학양궁선수권에서 여자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열린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류 감독이 지도한 체육학과 4학년 진재왕 선수(22)와 졸업생인 장혜진 선수(25·여)가 뽑혔다.

류 감독의 현역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국내 대회서 잇따라 정상을 차지하고 고교 2학년 때 국가대표에 선발됐지만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는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90년 계명대에서 선수생활을 그만둔 23세 때 양궁부 감독을 맡았다. 감독을 맡기에는 어린 나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실력으로 이겨내고 지금 자리에 섰다. 그는 “양궁은 자신을 낮추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겸손의 스포츠”라며 “이런 태도는 실제 경기에서도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올해 목표는 9월 터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앞서 5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월드컵 때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도록 해 자신감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그는 “첫 공모제 감독이어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과녁을 향해 차분하게 활시위를 당기는 마음으로 하나씩 이뤄나갈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한국 양궁#류수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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