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가서 얼어죽는다? 속담 정말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0일 0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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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강도 엇비슷…"대한 땐 추위에 적응하는 탓"

옛 속담에 '대한(大寒)이 소한(小寒)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대한보다 소한 추위가 더 강력하다는 의미다.

절기상 대한인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소한의 전국 평균기온이 낮은 해와 대한 추위가 더 강한 해는 각각 20번으로 똑같았다.

일 최저기온을 기준으로 해도 대한과 소한이 각각 20번씩 더 추웠다.

한파의 강도도 비슷했다.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은 대한과 소한 모두 7번이었다. 소한 중에는 2003년이 영하 14.2도로 가장 추웠고 대한은 영하 13.2도를 기록한 1976년이었다.

최근 40년 동안만 보면 소한과 대한의 '추위 승부'는 동점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소한이 대한을 앞서는 경향이 나타난다. 1973¤1982년 중 소한이 더 추운 해는 3번이었지만 최근 10년 사이에는 소한이 7번 더 추워 전세가 역전됐다.

기상청은 이런 경향이 지구 온난화에 따라 겨울철 기온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겨울의 길이도 짧아지는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봤다.

하지만 평년(1981¤2010년) 소한의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2도, 대한은 영하 1.0도로 아직은 큰 차이가 없다. 적어도 20세기 후반부터는 이름대로 대한이 더 춥지도, 속담처럼 소한 추위가 훨씬 강력하지도 않은 것이다.

실제로 24절기는 중국 화베이(華北)지방의 기후를 토대로 만들어져 우리나라의 계절변화를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소한이 대한보다 더 춥다는 속담은 왜 나온 것일까? 전문가들은 사람이 느끼는 추위나 더위가 상대적이어서 비슷한 강도의 추위라도 겨울철 한파가 본격 시작하는 때인 소한 시기가 더 춥게 느껴지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이재원 기상청 기상자원과장은 "대한은 보통 12월부터 이어진 추위에 어느 정도 적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추위를 덜 느끼는 심리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겨울은 소한 추위가 대한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소한인 5일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3.1도로 강력한 한파가 몰려왔다.

이에 반해 대한인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2도, 춘천 영하 9도, 대전 영하 4도, 광주 영하 1도, 부산 영상1도 등으로 예상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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