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들은 사회공헌에 무조건 돈을 많이 쓰는 곳보다는 수십 년 동안 한 분야에서 꾸준히 공익사업을 해온 기업을 ‘착한 기업’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서울여대 착한경영센터, 리서치앤리서치(R&R)와 함께 약 3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착한 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42개 업종별 대표기업(브랜드) 195곳을 대상으로 ‘착한기업지수(GBI)’를 산출한 결과 100점 만점에 74.0점을 얻은 유한킴벌리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우정사업본부(우체국택배), 한국야쿠르트,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교보문고, 다음커뮤니케이션, 풀무원, LG전자, 아모레퍼시픽이 차례로 ‘톱10’에 올랐다. 기업 전체 평균점수는 63.3점이었다.
1∼3위를 차지한 유한킴벌리와 우체국택배, 한국야쿠르트는 수십 년간 꾸준히 공익경영을 실천해 왔다는 게 공통점이다. 유한킴벌리는 나무심기를 통해 실업 문제를 해결하자는 공익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1984년 시작해 외환위기 때도 멈추지 않았다. 우체국택배와 한국야쿠르트도 해당 분야에서 20년 이상 벌여온 사회공헌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업종별로는 매출 기준 업계 2위 이하 기업이 1위를 제치고 착한 기업에 오른 사례가 많았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정보기술(IT)가전에서 삼성전자를 앞섰다. 항공 업종에선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을, 자동차에선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 백화점에선 신세계가 롯데를 제쳤다.
업종별 차이도 컸다. 생활용품, 유(乳)가공 업체와 대형서점, 항공사가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영향으로 편의점, 대형마트, 백화점, 베이커리 등은 부진했다.
허종호 서울여대 착한경영센터장(경영학과 교수)은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누가 만든 제품인지(made by OOO)’를 궁금해 했다면 이제는 ‘무엇을 위해 만든 제품인지(made for OOO)’를 따질 정도로 기업의 선의(善意)를 중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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