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스타-시즌2]<25>‘왜 곱셈은 덧셈보다 먼저 계산할까요?’를 출간한 서울 대치초 3학년 김율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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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2일 03시 00분


“눈에 보이는 모든 것 수학 공부이자 놀이죠”

사진=이강훈 기자
사진=이강훈 기자

“얼마 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수 싸이 콘서트에 관객 수만 명이 모였다는 신문기사를 봤어요. 현장의 관객 수를 어떻게 세는 건지 궁금해 하다가 나름의 계산법을 만들어봤죠. 일단 1m² 공간에 사람이 몇 명 들어갈 수 있을지 가늠한 뒤 그 수에 서울광장 면적을 곱하니 2만∼3만 명의 관객이 광장에 들어가겠다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물론 실제 관객 수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요(웃음).”

서울 대치초 3학년 김율 양(10)은 일상에서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몸에 밴 ‘꼬마수학자’다.

집에서 책과 신문, 잡지를 읽거나 부모님과 산책을 할 때도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서 수학 개념·원리를 적용하고 탐구하는 게 그의 공부이자 놀이.

수시로 탐구한 내용은 수학문제, 수학동화, 수학일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기록을 남겨 자신만의 수학학습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김 양의 이런 수학공부법은 ‘실생활 소재 연계’ ‘스토리텔링식 수업’ 등 달라지는 초등수학교육과정의 핵심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해 10월 수학의 기초원리를 동화형식으로 풀어낸 책 ‘왜 곱셈은 덧셈보다 먼저 계산할까요?’를 펴내기도 한 김 양을 만나 ‘수학 문제집 없이 즐겁게 수학정복하기’의 비결을 들었다.

수학탐구로 가득한 독서노트와 일기

책을 좋아하는 김 양이 지금까지 읽은 책만 2만여 권. 예비 초등 4학년의 책꽂이라면 서너 권쯤 보일 만한 참고서나 문제집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학교시험 대비가 완벽히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

그러나 김 양은 학교시험에서 전 과목 ‘매우 잘함’을 유지할 정도로 학교 공부에 빈틈이 없다. 또 지금까지 총 10회 출전한 교외 수학경시대회에서 별도 준비 없이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열린 ‘전국초등수학학력평가’에선 초등 3학년 응시자 3000여 명 중 상위 0.8%인 28등을 기록했다. 정답률이 2%에 불과한 문제도 풀었다고.

학원은 물론이고 유치원도 다녀본 적 없는 김 양이 독학으로 수학을 정복하는 데는 매일 작성하다시피 한 수학일기와 수학노트가 그 몫을 톡톡히 했다.

김 양은 수학도서에서 새로운 개념 하나를 공부하면 다른 관점에서 해당 개념을 풀이해보거나 새로운 사례에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독서노트와 일기를 작성했다. 김 양이 쓴 책 ‘왜 곱셈은 덧셈보다 먼저 계산할까요?’는 연산의 순서를 배우는 첫 단계에서부터 생긴 의문을 한 편의 동화로 풀어낸 것.

“7세 때부터 A4용지 두세 장 분량으로 짧은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A4용지 10장 분량의 이 책 원고도 서너 시간 만에 쓸 수 있었어요.”(김 양)

하루 3시간 여가, 5시간 독서… “모든 일상이 수학공부죠”

저녁이면 책을 읽거나 부모님과 얘기를 나누는 김 양. 친구들이 모두 학원에 가 있을 시간이면 김 양은 집 주변인 서울 양재천변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한다. 이때 김 양은 평소 책이나 신문, 잡지를 보며 궁금했던 점을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 또 현장에서 보이는 사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수학퀴즈를 부모님께 내기도 한다.

“천변의 전봇대 높이를 어떻게 잴 수 있을지 생각하던 중 그림자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아빠의 키와 그림자의 비율을 이용하면 전봇대 그림자 길이만 알아도 높이를 계산해낼 수 있었죠.”(김 양)

수학에 대한 김 양의 관심은 지난해 4월 수학학습용 도구를 발명해 특허를 출원하는 열매를 맺었다. 원반 모양의 자를 회전축에 장착하는 방법으로 원을 그리면서 동시에 원 둘레의 길이를 측정할 수 있는 컴퍼스를 제작한 것.

김 양은 이처럼 수학 창의력과 사고력을 무한 발휘하는 일을 평생 하겠다는 생각만 해도 즐겁다.

“격자무늬 천장에 파리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좌표’를 고안한 데카르트처럼 사소한 일에서도 위대한 수학법칙을 발견하는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물론 작가로서의 삶도 쭉 이어나가야겠죠?”(김 양)

양보혜 기자 yang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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