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붐비니 정겹네요.”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마을에 아이들을 데리고 썰매를 타러 왔던 최정희 씨(40·여·포항시 남구 연일읍)는 ‘2만 번째 입장객’이 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정병윤 포항부시장은 19일 썰매장에서 최 씨 가족에게 꽃다발과 선물을 전했다.
상옥마을은 포항시내에서 40km가량 떨어진 두메산골. 주민들이 2009년 겨울부터 여는 썰매장은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다시피 하고 있다. 2개월 정도 개장하는 썰매장에 4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있다. 이번에도 지난해 12월 25일 개장 후 현재 2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 워낙 산골이라 다음 달 말까지 얼음이 단단해 썰매장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벼를 수확한 논에 물을 채워 6000m²(약 1800평) 크기의 썰매장을 만들었다. 전통썰매 1200개도 직접 만들었다. 밤에는 썰매장에 물을 부어 다음 날 방문객이 썰매를 즐길 수 있도록 정성을 쏟는다. 방문객을 위한 어묵과 군고구마도 푸짐하다. 썰매장에서 나오는 수익은 마을 친환경 농업에 사용한다.
포항시는 이 마을을 ‘슬로시티’(느긋하고 쾌적한 지역)로 가꾸기 위한 선포식을 2007년 열고 지금까지 친환경 농업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180가구 주민들은 사과와 토마토 등 수확 체험과 썰매타기 등 연중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손대익 상옥슬로시티추진위원장(62)은 “마을 체험이 늘어나면서 농번기나 농한기 구분이 없어졌다”며 “더 좋은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잘사는 마을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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