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섬 주민 파산신청에 ‘찾아가는 법정’

광주지법 현장서 심리 진행

광주지법은 전남 섬에 사는 개인파산 신청자들을 찾아가 재판을 하는 ‘삶터 법정’을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법관과 참여관이 섬에 찾아가 현장에서 심리를 진행하는 것이다. 파산 신청은 광주지법에서만 재판하고 광주지법 순천 목포 해남 장흥지원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섬 주민들이 파산 신청을 할 경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까지 와 최소 1회 이상 재판에 참여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 왔다. 섬 지역 주민들이 개인파산 신청을 하는 것은 한 달 평균 10∼20건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생계유지가 어려워 파산 신청을 했는데 배를 타고 나와 뭍에서 1박을 하면서 재판을 받아야 해 생업 유지에 장애가 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한지형 광주지법 파산48단독 판사는 28일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전남 해남 완도 진도군 등 3개 군 주민 19명이 제기한 개인파산 사건의 선고나 채권자집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 달 4일에는 전남 신안군 안좌면사무소에서 신안군 흑산 도초 우이도 주민 등 15명이 제기한 개인파산 사건 선고나 채권자집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3월부터 매달 한 번씩 삶터 법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 판사는 “섬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삶터 법정을 운영하게 됐다”며 “개인파산 신청자 출석이나 처리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