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이식은 오케스트라와 비슷합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기증자와 의료진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야 하죠.”
계명대 동산병원 조원현 교수(61·이식혈관외과·사진)는 장기 기증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5일 오후 7시 대구 남구 봉덕동 우봉아트홀에서 ‘생명나눔 독창회’를 연다. 동산병원이 최근 달성한 신장이식 1000건을 계기로 장기 기증자와 가족, 이식받은 환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조 교수는 “장기 기증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퍼지길 바란다”며 “조촐한 음악회지만 장기기증 희망카드 갖기 운동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1988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연수를 하면서 장기 이식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 동물실험으로 신장 이식을 연습하던 그에게 당시 처음 본 심장이식술은 놀라운 광경이었다. 귀국 후 1994년 뇌사자 장기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장기이식 의료전문가(코디네이터) 제도를 병원에 도입해 치료 효과를 높였다. 그는 “선진국에서 장기이식술이 활발한 이유는 장기기증 문화 덕분”이라며 “미국의 경우 인구 100명당 기증자가 25명이지만 우리나라는 8명 정도에 불과해 아쉽다”고 했다.
조 교수가 음악 공부를 하게 된 것은 환자들이 마음의 안정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1990년부터 대구남성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성악(테너) 실력을 키웠다. 이번 독창회에서 국내외 유명 가곡 10여 곡을 부를 예정이다.
2009년부터 장기 기증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 (사)생명잇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의 꿈은 한국 장기기증 문화가 널리 확산되는 것이다. 그는 “환자들이 장기를 기다리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장기 기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넓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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