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간부가 격려금의 사용처를 놓고 부하 직원들과 의견이 엇갈리자 홧김에 돈을 문서 파쇄기에 넣고 갈아버렸다.
22일 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56·치안감)이 인천해경 항공단에 30만 원이 든 봉투를 보내왔다. 전날 서해청이 전남 목포 앞바다에서 주관한 중국어선 나포 작전에 헬기를 몰고 참여한 항공단원의 노고에 대한 격려금이었다. 항공단원들은 이 중 10만 원을 목포 현지에서 식사비로 쓴 뒤 인천해경으로 돌아왔다.
남은 20만 원을 보관하고 있던 항공단장인 A 경정(55)에게 한 직원이 “남은 돈은 다음 달 정년을 맞아 퇴직하는 B 경정에게 전별금으로 주자”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A 경정은 벌컥 화를 내며 “남은 격려금은 부서 회식비로 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부하 직원들도 가세해 “전별금으로 전달하자”라고 맞서자 화를 참지 못한 A 경정은 현금 20만 원을 사무실에 있던 문서 파쇄기에 집어넣어 버렸다. 감찰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A 경정은 다음날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20만 원을 내놓았다. 하지만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A 경정은 2일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퇴직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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