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마틴 OECD 고용노동사회국장 “야간대학-실업계 고교 적극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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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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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틴 OECD 국장
존 마틴 OECD 국장
“경제가 어려울 때 청년들은 기성세대보다 더 큰 충격을 받습니다. 경기침체가 오면 기업들이 젊은 직원부터 해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존 마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용노동사회국장은 이날 심포지엄 기조발제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청년층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이들 상당수가 1년 이상의 장기 실업에 빠지고 있다”며 “실업상태가 길어질수록 이들이 실업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이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글로벌 경제위기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일자리 사정이 상대적으로 아직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틴 국장은 한국 청년고용 문제의 핵심이 ‘실업률’이 아니라 ‘고용률’에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은 학교도 안 가고, 직업교육도 받지 않는 청년 ‘니트(NEET)족’의 비율이 15%로 상당히 높은 편이고 청년실업률도 전체 실업률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며 “이는 경제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점으로 한국도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고 분석했다.

마틴 국장은 이런 현상의 주된 이유가 ‘학교 교육과 산업현장 수요 간의 불일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졸업자의 수가 가파르게 늘었지만 대기업의 신규 일자리의 수는 줄고 있고, 대졸자들은 기업이 원하는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틴 국장은 “대졸자들은 구직난을 겪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의 교육은 그간 상당한 발전을 했지만 정작 청년 일자리 문제에서는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청년 일자리정책의 우선순위를 ‘불일치의 해소’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을 위한 직업훈련, 진로상담 제도 개선을 토대로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시스템 도입 △야간대학을 다니는 근로자를 위한 장학제도 강화 △마이스터고 등 실업계 고교의 경쟁력 제고 등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이어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양분되는 ‘이중(二重) 노동시장 구조’ 때문에 다수의 청년들이 불안정한 일자리에 내몰리고 있다”며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좀더 근본적인 노동시장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비정규직,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한 이슈들은 다음 달 OECD가 발표할 예정인 ‘한국의 사회통합 강화’ 보고서에서 자세히 다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일랜드 출신인 마틴 국장은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신문 경제부문 기자로 일하다가 1977년 OECD에 합류했다. 이후 36년간 선진국들의 일자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으며 ‘OECD 리포트’와 학술지, 저서 등을 통해 고용, 경제 관련 주제들을 다뤄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존 마틴#고용노동사회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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