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영화처럼… 친구를 땅에 파묻고 마구 폭행

잔혹행위 10대 징역형 선고

조직폭력배처럼 친구를 땅에 파묻고 폭행한 10대 소년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2시경 원모 군(16)은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군(16)을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공원 뒤편 야산으로 불러냈다. 원 군의 손에는 도로 제설용 삽이 들려 있었다. 평소 김 군을 못살게 굴었던 원 군은 이날도 다른 친구가 망을 보는 동안 주먹과 발로 30차례에 걸쳐 김 군을 때렸다.

원 군은 이어 망을 보던 친구와 돌아가며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가로 170cm, 세로 70cm, 깊이 60cm 크기의 구덩이를 판 뒤 김 군을 밀어 넣었다. 조폭 영화의 한 장면처럼 김 군의 머리를 제외한 온몸을 묻은 다음 발로 마구 밟고 침까지 뱉었다. 이윽고 김 군을 꺼낸 뒤 김 군이 갖고 있던 140만 원 상당의 스마트폰 2대도 빼앗았다. 김 군은 폭행의 충격으로 학교도 못 갈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원 군은 김 군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자 “김 군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성추행해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같은 동네 친구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성추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주채광 판사는 17일 원 군에게 징역 장기 1년 2개월, 단기 1년을 선고했다. 주 판사는 “원 군이 어리지만 이미 특수절도, 무면허 운전 등으로 수차례 처벌을 받았으며 피해자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고소 취소를 종용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이 없다”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