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미술의 거장인 고암(顧菴) 이응노 화백(1904∼1989)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대전에서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됐다.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대표이사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은 고암의 부인 박인경 여사(88)가 최근 남편의 작품 664점을 추가로 이응노미술관에 기증할 의사를 전해왔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하는 작품은 고암이 1968년 동백림 사건으로 투옥돼 있을 당시의 ‘옥중화’ 80점, ‘군상(群像)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크고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268×223cm) 1점, 문자추상과 군무 시리즈 등 회화 241점, 판화 및 판화 원판 340점, 고인의 손때가 묻은 유품 2점 등이다.
이 가운데 옥중화는 고암 및 한국 근현대 미술사 연구에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다. 안양교도소에서 혹독한 추위에 몸을 떨던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 포함되는 등 현재까지 국내 어느 미술관에도 소장되지 않은 작품들이다. 무한한 공간으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힘을 보여주는 군상 시리즈는 1980년대 고암 작품의 특징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판화 원판은 원판 자체가 갖는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아트 상품 개발과 같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고암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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