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농수산해양국과 통영굴수하식수협, 그리고 굴양식 어민 등은 최근 7개월 동안 양식장이 밀집한 남해안을 정화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5월 경남 남해와 한산, 거제만 해역에서 생산된 패류에서 식중독균인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한국산 신선 및 냉동 패류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기 때문. 오염원 차단을 위해 14억 원을 투입하고 지속적인 교육과 단속을 병행한 결과 최근 FDA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청정해역 되살리기’ 총력전
경남도는 노로바이러스의 주범으로 꼽히는 인분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선 바다 위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했다. 이 공중화장실은 뗏목 형태의 수상구조물 위에 화장실, 휴대용 변기의 인분을 수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어선이나 양식장에서 작업하는 어민들이 정상적으로 용변을 보도록 해 바다오염을 막자는 것이다. 바다의 공중화장실은 통영 5개, 거제 고성 남해에 각 2개 등 모두 11개가 설치됐다. 이뿐 아니다. 경남도는 가두리 양식장에 고정식 화장실 59곳을 만들고 주요 항구의 화장실도 보강했다. 오염감시선, 분뇨수거선도 투입했다. 어업인 특별교육을 통해 ‘청정해역을 회복하지 못하면 양식업은 망한다’고 경고했다. 경남도 노영학 해양보전담당은 “굴 수출 재개를 위해 오염원 차단시설 확충과 어민 의식전환 교육, 오염행위 특별단속 등을 벌였다”며 “FDA에서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경 대미 수출재개 예상
폴 디스테파노 단장 등 FDA 점검단은 15일부터 18일까지 통영 거제 고성의 지정해역과 주변 육지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다. 이들은 “패류 생산 해역에 대한 강력한 책임관리와 어업인의 위생의식이 크게 개선됐다”며 “귀국 후 점검 결과를 보고하고 수출 재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특히 점검단은 “FDA 권고사항을 철저하게 이행했을 뿐 아니라 위생관리 노력이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가 D물산 등 4개 업체에 대한 점검을 거쳐 이들을 패류 수출업체로 등록하면 다음 달 대미 굴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민과 굴 수하식수협 관계자 등은 수출 재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통영의 한 어민은 “굴 값이 너무 떨어졌다.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면 내수 가격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오후 통영시 동호동 통영굴수하식수협 공판장에 나온 생굴 물량은 45t. 금액으로는 1억6500만 원어치였다. 수출 중단 전 kg당 6000원을 오르내리다 최근 4000원대를 유지하던 굴 값은 다시 350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비는 40∼50% 줄고 공급 물량은 10% 정도 늘어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우리나라 전체 굴 생산량은 연간 4만∼4만2000t으로 그 가운데 30%가 미국과 일본 등지로 수출된다. 수출액은 미국 210억 원을 포함해 연간 80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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