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미군의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에 구축한 비행기 격납고와 고사포진지 등 군사시설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진다. 제주도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알뜨르비행장 일대 일본군 군사시설을 정밀조사하기 위해 사단법인 제주역사문화진흥원에 용역을 맡긴다고 23일 밝혔다.
제주도는 내년까지 정밀조사를 마무리한 뒤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해 역사문화 및 평화교육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1935년부터 1944년까지 185만 m² 규모로 만든 군사시설이다. 현재 남아있는 비행기 격납고는 19개다. 활주로 주변에는 일본군 통신시설로 추정되는 지하벙커 등이 있다.
조사 대상은 등록문화재인 알뜨르비행장 비행기 격납고, 비행장 지하벙커, 셋알오름 동굴진지, 셋알오름 고사포진지 등이다. 셋알오름 동굴진지는 내부 구조가 바둑판형으로 전체 길이가 1220m다. 폭과 천장 높이가 2∼5m로 소형 차량 운행이 가능한 초대형 갱도진지다. 셋알오름 정상에 구축한 고사포진지는 반경 4.5m, 높이 1.5m의 철근콘크리트로 만든 원형 구조물이다. 미군의 알뜨르비행장 공습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었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시기에 제주를 환태평양과 동남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판단해 주민들을 동원해 섬 곳곳에 비행장, 고사포진지, 격납고, 지하벙커, 동굴진지 등 군사시설을 구축했다. 일본군은 전쟁 말기인 1945년 미군의 일본 본토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제주에 최대 7만5000여 명의 주력 군대를 주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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