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2시 21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선자령 정상 부근에서 등반하던 아내 정모 씨(72·여)가 탈진해 저체온증으로 숨졌으며, 남편 홍모 씨(75)는 실종됐다.
경기 시흥지역의 모 산악회 소속인 홍 씨 부부는 회원 36명과 함께 선자령 정상을 향해 걷다가 갑작스런 눈보라와 한파 등으로 일행 3명과 함께 조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산악회원 최모 씨(78), 김모 씨(78), 진모 씨(78) 등 3명은 강풍과 한파를 피해 국사성황당으로 대피했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안전지대로 구조됐다.
숨진 정 씨의 시신은 사고 발생 1시간 20분 만인 오후 3시 45분께 선자령 정상 부근 눈 속에서 119구조대에 의해 발견돼 인근 병원에 안치됐다.
소방당국은 50여 명의 소방인력을 사고 현장에 투입해 실종된 홍 씨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선자령 정상 부근에 초속 20.6m의 강풍과 눈보라가 몰아쳐 사고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당시 선자령 정상 부근의 기온은 영하 3~4도였으나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10도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였다. 특히 사고가 난 선자령(해발 1157m)의 정상 부근은 목초지가 조성된 개활지로 겨울철에는 강한 눈보라가 몰아치는 악기상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악기상이 나타날 때에는 방한복을 갖추고도 10여 분을 서 있지 못할 정도라는 게 전문 등반가들의 설명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었던 홍 씨 부부가 방한 파커를 산악회 전세버스에 두고 등반했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옛 대관령 휴게소에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사고 수습 및 추가 등반사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날 오후 백두대간 능경봉 정상 부근에서도 산악회원 20여 명이 기상악화로 조단됐다가 119구조대 도움을 받아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눈보라와 한파로 사고현장 접근이 쉽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폭설 탓에 허리춤까지 눈이 쌓여 구조대원들이 발걸음을 옮기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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