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 광주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는 등 예술 외적 인프라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학 예술분야 학과가 폐지되고 전문서점이 폐업 위기를 맞는 등 내적 기반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25일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서 동구 궁동 미술 전문서점인 아트타운이 “적자가 누적돼 조만간 폐점할 수밖에 없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아트타운이 자리한 궁동 예술의 거리에는 갤러리, 공방 등 상가 240곳이 있다. 예술의 거리는 예향 광주를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로 지척에는 2014년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선다.
예술의 거리에 미술 전문서점은 아트타운과 학문당 두 곳이 있다. 아트타운은 165m²(약 50평) 규모로 각 분야 미술 전문서적 3만 권을 전시·판매한다. 최근에는 전시하던 서적 절반을 창고로 옮기는 등 폐점 준비를 하고 있다. 아트타운은 인터넷 서적 판매가 늘면서 한 달 평균 300만∼400만 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정인 아트타운 대표(56)는 “온라인이나 전국 순회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10여 년째 미술 전문서점인 아트타운에 쏟아 붓고 있다”며 “아트타운을 광주시립미술관 등으로 옮기거나 운영비를 일부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 다른 미술 전문서점인 학문당도 겨우 명맥을 유지할 만큼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박광석 광주시 문화예술진흥과장은 “예향 광주의 예술적 기반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 문제로 고민하는 지역 대학들은 강사가 많이 필요하고 실습비가 더 드는 예술분야 학과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민참여 예술프로그램 운영도 과거보다 저조한 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조선대가 무용학과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인들은 지방대학에서 디자인 등 응용미술 분야는 활성화되고 있지만 한국화, 조소 등 순수미술은 지원하는 학생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규철 광주예총 회장(59·전남대 미술학과 교수)은 “지역 젊은 예술가들이 상당수 서울로 떠나는 등 빈사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물만 들어서고 젊은 예술인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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