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최근 단행된 인사 문제로 들썩거리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조직위원회는 대회 개최 1년을 앞두고 실무를 총괄하는 본부장을 5명에서 8명으로 늘렸다. 이 가운데 조직위 본부장으로 발령 난 인천시 국장 출신 A 씨의 인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씨는 인사발령이 난 뒤에야 자신이 인천 아시아경기조직위로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전에 아무런 언질도 받지 못했다.
조직위의 한 간부는 “아시아경기조직위는 국가 기구여서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한체육회 등 여러 기관에서 직원을 파견한다”며 “다른 기관의 경우 인사 발령을 내기 전에 조직위와 사전 협의를 하는데 유독 인천시는 통보만 하고 사람을 보낸다”고 말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2010년 취임한 뒤 2년여 동안 A 씨 같은 3급 이상 간부 공무원을 일방적으로 인사발령한 건 여러 차례 있었다. 한 인천시 관계자는 “공무원 국장급은 대기업으로는 임원급인데 본인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인사발령을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공서열을 깬 파격인사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과장이 국장급이 되기 위해선 7∼10년이 걸린다. 그러나 송 시장은 그동안 2명의 과장을 3∼5년 만에 국장 자리에 앉혔다. 둘은 송 시장과 동향인 호남 출신이어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인사 불만은 산하 기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송 시장은 인천시를 맡은 뒤 몇몇 기관의 수장들을 매끄럽지 않게 정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 인천문화재단 대표가 근무 태만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25일 단원과의 갈등으로 직무 정지됐다. 또 송 시장의 주변에서 천거한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대표와 허정무 감독은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임기 도중에 사표를 냈다. 인천국제교류센터 전임 대표는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직했다. 송 시장의 측근조차 “송 시장이 평판이 안 좋다는 인물을 매정하게 내치지 못하고 특정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있어 인사 불만이 나오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을 정도다.
전임 안상수 시장은 퇴임할 때 “시장 임기 동안 챙겨야 할 자리가 400개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송 시장 측이 현재의 잡음을 인사 탈락자들의 불만 정도로 여긴다면 곤란하다. 1년여 뒤 재선에 도전하려는 송 시장이 ‘인사가 만사’라는 경구를 되새겨볼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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