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12일 경기 이천시 단월동 복하천 둔치. 갈색 바탕에 흰 점이 박힌 새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추위에 오랜 기간 굶주려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대형 맹금류인 ‘흰꼬리수리’였다. 천연기념물 243-2호,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새다. 환경부와 경기도의 정성 어린 간호 끝에 건강을 되찾은 흰꼬리수리는 지난해 2월 15일 날개에 인공위성 추적 장치와 합성비닐로 만든 날개 표지를 달고 야생으로 돌아갔다. 이름은 ‘윙텍 33번’으로 붙여졌다.
33번은 4월 6일 귀향길에 올랐고 8일 만인 14일 러시아 하바롭스크 아무르 강 유역에 도착했다. 33번은 여기서 182일을 머문 뒤 다시 겨울을 나기 위해 1월 6일 강원 강릉시에 도착했고 현재는 경북 안동시 일대에 머물고 있다. 윙텍 33번의 왕복 비행거리는 약 3660km에 달했다. 환경부 허위행 연구사는 “윙텍 33번을 부착한 2년생 흰꼬리수리는 몸길이 90cm, 날개를 펴면 2m 정도 된다. 5년 정도 자라면 꼬리가 흰색으로 변한다”며 “상세한 이동경로와 번식 추정 지역을 확인한 만큼 보호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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