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학교 비정규직 6200여명 연내 무기계약직 바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1일 03시 00분


“마음을 늘 졸였는데 이제 당당하게 더 열심히 일해야죠.”

대구은행 본점(수성구 수성동) 영업부에서 창구전담 계약직원으로 근무하는 박샤론 씨(19·여)는 30일 정규직 전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성산고를 졸업하고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다. 은행 입사를 목표로 노력한 덕분에 지난해 12월 대구은행에 합격했다. 하지만 매년 계약을 해야 하는 비정규직 신분이라 의욕이 떨어지곤 했다. 희소식을 접한 박 씨는 “입사시험에 새로 합격한 것처럼 기분이 너무 좋다. 대구은행 직원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진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야간대학에 진학해 전문성도 쌓을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2월 1일자로 영업부 계약직 15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최근에는 근무성적이 우수한 협력업체 경비원 3명을 정규 직원으로 특별 채용했다. 이들은 정규직원들과 같은 조건에서 임금인상과 승진, 정년보장, 복지혜택을 받는다.

대구은행은 매년 70명 정도 계약직으로 채용하던 창구전담 직원을 올해부터는 정규직 7급(초급 행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신용필 인사부 차장은 “올해 비정규직 직원 비율을 23%에서 20%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고용안정 분위기로 직원들이 책임감 있게 일하고 인재 영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에 이처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소속감과 경쟁력을 높이고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정부의 고용개선 의지에도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대구교육청은 올해 안으로 학교 비정규직의 90% 이상을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학교 회계직원과 도서관 사서, 교육복지사, 방과후 강사 등 20여 개 직종이 대상이다. 비정규직 6809명 가운데 92%인 6283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초교 58곳에 교육복지사를 1명씩 늘리고 2년이 지나면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박해주 행정국장은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면 자긍심과 보람을 갖고 일하게 돼 교육서비스 질도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미시는 최근 중소기업 인턴사원제도를 통해 중소기업 인턴취업자 202명 중 189명(94%)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줬다. 구미시는 지난해 지역기업들과 협력해 채용한 인턴직원을 2개월 동안 근무평가 후 정규직으로 채용되도록 했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뒤 4개월 동안은 구미시가 매월 70만 원을 지원한다. 3월 이 제도에 참여할 기업과 인턴사원을 모집한다. 구미시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자체와 함께 인턴 근무를 평가해 정규직 채용이나 전환에 따른 부담을 더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시의회는 지난해 11월 비정규직을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도 2010년부터 기업인턴사업제를 실시해 효과를 얻고 있다. 2011년까지 145개 기업에 인턴으로 일하는 334명 중 277명(82%)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지난해에는 이 제도에 58명이 인턴으로 참여했다. 3개월 인턴 기간과 정규직 전환 후 3개월 동안 해당 기업의 임금 수준을 고려해 매월 최대 90만 원 한도 안에서 지원해준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비정규직#무기계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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