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풍 볼라벤으로 무너진 전남 강진군 마량면 아동들의 소중한 보금자리 ‘산내들지역아동센터’가 30일 다시 문을 열었다.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제공
지난해 여름 태풍 볼라벤으로 무너진 전남 강진군 마량면 아동들의 소중한 보금자리 ‘산내들 지역아동센터’가 30일 다시 문을 열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신축 건물 개관식을 가졌다. 새로 지은 산내들 지역아동센터는 231m²(약 70평) 지상 2층 규모로 공부방, 도서관, 식당을 갖췄다. 새 보금자리를 짓고 공부방 시설 등을 갖추는 데 들어간 2억8000만 원은 모두 각계의 기부로 충당했다. 기업과 강진군 주민들까지 건물 신축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돕고 나섰다.
기존 건물(165m²·약 50평)은 지난해 8월 28일 몰아친 태풍 볼라벤의 직격탄을 맞았다. 건물 천장이 내려앉았고 아동들이 쓰던 컴퓨터, 책 등도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됐다.
1998년 문을 연 산내들 지역아동센터는 마량지역의 유일한 아동·청소년 문화시설이자 공부방이다. 변변한 학원 하나 없는 바닷가 시골마을인 데다 아이들의 부모나 조부모 대부분은 농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산내들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아동·청소년 33명 중 23명 정도가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기초수급자 가정 등 소외계층 자녀들이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매일 들르던 공부방이자 쉼터인 산내들 지역아동센터가 쑥대밭이 되자 아이들은 낙담했다. 이에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는 새 건물 건축을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대한석유협회, LIG,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유니온스틸 등 기업의 기부가 이어졌다. 공사는 JY아키텍츠 원유민 대표(33)가 총괄했다. 어린이재단에서 사연을 전해 들은 원 대표는 흔쾌히 공사 총책임을 맡기로 했다. 원 씨는 건물 설계부터 자재 구입, 감리, 공사비 부담까지 책임지는 재능기부를 했다.
강진지역 주민들도 복원에 힘을 보탰다. 주민 100여 명은 산내들 지역아동센터 재건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성금 1100만 원을 모았고 물품 후원이나 청소 등 작은 힘이라도 보탰다. 이곳을 즐겨 찾는 김모 양(11)은 “이제 다시 마음껏 뛰어 놀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너무 좋다”고 말했다.
백병조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 나눔사업 담당은 “각계의 후원으로 지역아동센터가 더 좋은 시설로 다시 태어나 상실감을 느꼈던 아이들을 회복시켜 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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