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삼성 불산누출로 숨진 박씨 1차 보수작업은 28일 0시13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1일 11시 53분


경찰 CCTV 분석으로 작업 시간 등 구체적 상황 드러나
박씨, 2차 작업 때 방독면만 착용…경찰, 삼성 직원 등 26명 조사

경찰은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로 숨진 박모 씨(34)가 28일 0시13분부터 6시간 동안 작업장을 드나들며 보수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박 씨는 불산 가스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됐던 시간대에 8분간 평상복 상태에서 방독면만 착용하고 작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화성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은 31일 "확보한 사고 당일 CCTV 화면과 작업자들을 대조한 결과 보수작업은 1차 28일 00:13~03:21, 2차 04:36~04:44, 3차 04:45~07:45 3차례 이뤄지는 등 시간대별 작업 경위가 구체적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1~3차 작업은 작업공정과 복장상태가 달라 구분한 것으로 1차 때는 밸브교체, 2차 때는 교체한 밸브 조임, 3차 때는 정상 가동 및 다른 기계 오류점검 작업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7일 오후 1시22분 최초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같은 날 오후 11시38분부터 STI서비스 작업자들이 보수작업을 시작, 오전 6시경 현장 정리까지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숨진 박 씨는 28일 0시13분 사고 현장(불산 탱크룸)에 도착해 흰색 내산 가운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03시21분(2시간52분 동안)까지 작업장을 드나들며 1차 보수작업을 한 뒤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산이 또 누출됐다는 연락을 받은 박 씨는 현장에 다시 도착해 평상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8분간 작업장을 드나들며 2차 보수작업(04:36~04:44)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2차 작업 당시 사고 현장 내부에 불산 증기가 뿌옇게 차 오염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CCTV 분석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씨가 사고 현장에 불산 증기 노출이 가장 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내산복, 방재복을 입지 않고 작업했다는 것이다.

이어 3차 작업 때는 박 씨가 방재복과 방독면을 모두 착용한 채 기기 작동 점검을 하는 모습이 CCTV 분석에서 확인됐다.

3차 작업을 마치고 나서 탱크룸 밖으로 나온 박 씨와 다른 야간 작업자들(부상자 4명)은 가슴과 피부에 통증을 호소해 자체 응급센터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고 오전 7시50분 병원으로 이송 조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탱크룸 내부에 설치된 2대의 CCTV 촬영범위가 제한적이고 숨진 박 씨가 불산에 노출된 시간, 복장 관련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이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도 삼성전자 총괄안전팀장(전무) 등 3명을 추가 조사하는 등 지금까지 삼성 측 12명, STI서비스 측 14명 등 모두 26명을 불러 사고 경위와 사후 조치 등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삼성 측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넘겨받은 CCTV(1차:27일 낮 12시~28일 오전 7시, 2차:28일 오전 7시~낮 12시) 녹화물에 대한 분석 작업도 계속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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