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성지 광주와 버마(미얀마)가 조금 더 강력하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바랍니다.” 광주를 방문한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31일 광주시민에게 전한 메시지다. 수지 여사는 이날 오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명예시민증과 광주인권상을 받고 “한국에 오기 전 날씨가 매우 춥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광주시민의 따듯한 환대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보여줬던 광주시민들의 우호에 감사드린다. 어려운 시기에 보여준 우정은 특히 더 소중하며 잊을 수가 없다”며 미얀마 민주화 과정에서 성원과 지지를 보내준 광주시민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환영식에는 강운태 광주시장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 오재일 5·18기념재단 이사장, 5·18 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수지 여사는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민주의 문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을 적은 수지 여사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최초로 숨진 농아 김경철 씨(1952∼1980), 만삭의 몸으로 계엄군의 총을 맞고 숨진 최미애 씨(1952∼1980), 반독재 투쟁을 하다 세상을 뜬 박관현 전 전남대 총학생회장(1953∼1982)의 묘를 둘러보았다. 수지 여사는 이들의 나이 등을 묻는 등 희생자들의 죽음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5·18민주묘지에 기념식수를 했다. 수지 여사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끈질긴 생명력과 사계절 푸른 지조를 상징하는 소나무를 심었다.
환영식에 앞서 광주시청에서 수지 여사를 만난 강 시장은 2015 광주 여름유니버시아드 평화대회 연설자(peace speaker)와 2013 세계인권도시포럼 기조발제를 제안했다. 수지 여사는 광주시, 기념재단 관계자, 한국 거주 미얀마인 5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하고 이날 오후 광주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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