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렸어” 타인 신분증 카지노출입, ‘벌금 300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4일 10시 33분


최근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해 출입하는 바람에 전과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일 오전 강원 영월군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제1호 법정 형사 1단독.

이날 법정에는 강원랜드 카지노에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출입하다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발각되어 검찰의 벌금 300만 원 구약식 처분이 억울하다며 약식재판을 청구해 진행된 재판이 3건이나 됐다.

김모 씨(55·여·양양)는 카지노 중독을 끊지 못하자 그의 남편이 강원랜드를 찾아가 부인 김 씨를 출입정지 시켰다. 하지만 카지노에 중독된 김 씨는 사촌언니의 신분증을 이용해 출입하다 적발됐다.

김 씨는 "친구들과 가끔 카지노에 와서 게임을 즐겼는데 남편이 출입정지를 시켜 얼굴이 비슷한 사촌언니 신분증으로 출입하다 적발됐다"면서 "300만 원 벌금이 너무 많고 억울하다는 생각에 재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태 재판장은 "지금까지 강원랜드에서 타인의 신분증으로 출입하다 적발된 사람이 자그마치 1000명 수준"이라며 "벌금 300만 원은 최소 금액이며 지금까지 단 한 푼도 벌금이 깎인 사례가 없다"고 질타했다.

이날 영월지원 형사법정에는 김씨 외에 타인 신분증을 이용해 카지노에 상습 출입하다 적발된 주민등록법 위반 등에 의한 재판이 두건 더 열렸지만 한결같이 300만 원 벌금에서 변함이 없었다.

김 씨는 "타인 신분증을 이용해 카지노에 출입하는 것이 이처럼 큰 죄가 되고 벌금이 큰 것도 몰랐다"면서 "이런 줄 알았으면 남의 신분증으로 카지노에 출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3일 정선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 간 강원랜드에서 타인 신분증을 이용해 카지노에 출입하다 적발되어 주민등록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넘겨진 사례가 268건에 달했다.

안승일 정선경찰서장은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신분증 위변조 및 타인의 신분증으로 출입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카지노 입구에 타인 신분증 이용은 중대 범죄라는 경고문을 부착한 뒤 적발건수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타인 신분증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가족의 출입정지나 출입일수가 넘친 고객"이라며 "타인 신분증 이용 출입 시 심각한 처벌을 받는 사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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