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찰 문화재 관람료 불법 징수에 제동

법원이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불법 징수에 제동을 걸었다. 광주고법 민사 1부(재판장 방극성 부장판사)는 6일 강모 씨 등 74명이 지리산 천은사와 전남도를 상대로 낸 통행방해금지 등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천은사가 최근까지 강 씨 등에게 문화재 관람료를 내지 않으면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지방도 861호선 통과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잘못된 행위라며 앞으로 이를 위반할 경우 회당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사찰이 관람료를 불법 징수하는 것에 대해 강제 처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재판부는 또 강 씨 등 74명에게 관람료 1600원과 위자료 10만 원을 지급하라고 한 1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본보 2012년 6월 2일자 A1면… “사찰 구경않고 길만 건넜는데 돈 받았으면…”

재판부는 “지방도 터의 일부가 천은사 소유라 해도 일반인의 교통을 위해 제공되는 것”이라며 “문화재를 관람할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까지 관람료를 내도록 한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