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 도심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 근화동 캠프페이지. 1950년 6·25전쟁 때부터 60여 년 동안 미군기지로 사용된 탓에 춘천 도심 개발의 걸림돌이 돼 온 이 땅이 이제는 춘천의 미래를 좌우할 희망의 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캠프페이지, ‘주말농장’으로 운영
2005년 캠프페이지가 폐쇄되면서 춘천시는 터 활용 계획을 고민해 왔다. 현재는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 춘천시가 국방부로부터 토지 매입을 완료하는 2016년 6월 이후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진다. 시는 그 전까지 이곳을 한시적인 시민 휴식 공간으로 조성해 4월 개방할 예정이다. 60년 넘게 시민의 접근을 불허해 온 공간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6일 춘천시에 따르면 캠프페이지 개발에 앞선 터 재활용 계획에 따라 4월 봄 파종기에 맞춰 주말농장을 운영한다. ‘봄내 뜨락’이란 이름을 붙인 주말농장 조성지는 춘천역 방향 왼편 격납고에서 근화동사무소 쪽 담장을 낀 7600여m²(약 2300평)다. 4월 중·하순 개장해 11월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분양은 개인 33m²(약 10평) 단위로 150명, 단체는 165m²(약 50평) 15곳.
신청은 18∼22일 춘천시 홈페이지(chuncheon.go.kr)에 접속하거나 시 농정과(033-250-3371)에서 받는다. 정원이 넘으면 컴퓨터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분양을 받을 때 사전 보증금 1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33m²(10평)당 사용료로 10만 원을 받아 5만 원은 나중에 돌려주지만 불성실한 경작자는 5만 원을 돌려주지 않고 대리 경작 비용으로 사용한다.
○ 도심 속에서 가꾸는 ‘청보리밭’과 ‘수박밭’
주말농장과 함께 4월 말 캠프페이지를 감싸고 있는 회색 담장이 철거되면 시민들은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작은 격납고가 있는 왼편에 초지 조성용 씨를 뿌렸고 반대편 일부 터에는 청보리를 파종했다.
초지에서 자라는 풀은 축산농가의 조사료로 활용한다. 일부 공간에는 수박과 참외밭을 조성한다. 시민 휴식을 위한 원두막도 세운다. 초지 사이로 산책로와 조깅 코스를 만들고 1200m²(약 363평) 규모의 동물체험장, 도로변 꽃길도 조성된다. 7, 8곳에 3000대의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도 만들어진다. 격납고를 활용한 체육시설도 4월 말 준공할 예정이다.
캠프페이지 인근의 집창촌인 난초촌도 철거가 추진 중이다. 왕복 2차로 도로를 사이로 캠프페이지 담장과 마주하고 있는 난초촌은 담장 철거에 앞서 폐쇄된다. 이에 따라 시는 난초촌 토지와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 하지만 업주 및 종사자들의 반발이 심해 예정대로 폐쇄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캠프페이지는 총면적이 67만여 m²(약 20만2675평)에 이른다. 이 가운데 농원 등 시민 휴식 공간으로 조성되는 터는 서울 여의도공원의 2.6배 크기인 59만m²(약 17만8475평)이다. 캠프페이지는 1983년 5월 5일 중국 민항기가 불시착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곳이기도 하다. 춘천시는 이 때문에 당시 불시착한 비행기와 동일 기종인 영국 트라이던트기를 수입해 이곳에 전시하는 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박순무 춘천시 도시정비1담당은 “캠프페이지 담이 철거되는 4월부터 시민에게 완전 개방되는 셈”이라며 “5월 5일 어린이날까지는 대부분의 시설 공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