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비봉산에 설치돼 지난해 8월부터 운행 중인 모노레일. 총 길이 2.94km다. 울산 신불산에도 이 같은 모노레일을 설치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아일보DB
“케이블카 대신에 모노레일을 설치하자.”
울산시와 울주군이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한 환경단체가 색다른 주장을 하고 나섰다. 기존 임도(林道)를 활용해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환경 훼손을 줄이고 산악 관광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 현재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있는 울산시와 울주군이 이 같은 제안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모노레일이 산림훼손 최소화”
‘울산 생명의 숲’은 7일 “지금까지 거론된 신불산 케이블카 노선(4개)은 모두 자연환경이 양호한 생태자연도 1등급 구간을 통과하기 때문에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등억온천단지에서 임도를 따라 억새평원이 있는 간월재까지 모노레일을 설치하면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산악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에서 관광자원으로 개발될 수 있는 곳은 간월재가 유일하다는 것. 간월재에는 매년 가을에 열리는 ‘울주오딧세이’에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목재 덱과 화장실 대피소 매점 등 편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다. 이 단체의 윤석 사무국장은 “모노레일 설치를 위한 추가 산림훼손이 필요 없어 좋다”고 설명했다.
또 1단계로 등억온천단지에서 임도를 따라 간월재까지 모노레일을 설치한 뒤 2단계로 다시 임도를 따라 파래소폭포 등 배내골로 모노레일을 연결하면 환상적인 산악관광 코스가 되고 장애인과 노약자 등에게도 훌륭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노레일도 5∼10m 간격으로 파일을 박아야 하기 때문에 환경훼손이 뒤따르고 임도는 급커브 구간이 많아 모노레일 운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노레일 설치에 부정적인 셈.
○ 용역 결과가 모노레일 설치의 관건
울주군은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지난달 발주했다. 용역은 울산시와 울주군이 공동출자하는 방식의 공영개발은 물론이고 민자개발 방식, 제3섹터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검토 중인 노선(등억온천단지 내 복합웰컴센터∼신불산 정상 부근)에 대해서도 타당성 검토를 실시한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용역결과가 다음 달 나오면 올 하반기 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 및 설계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불산 케이블카는 2000년부터 추진됐다. 당시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신불산 신불재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으나 환경부가 고산습지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 이어 등억온천에서 신불산 공룡능선으로 가는 코스가 검토됐으나 생태자연도 1등급인 공룡능선의 환경훼손 문제로 역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어 가천저수지에서 신불산 정상 부근까지의 노선을 정했지만 민자 유치가 안 돼 실패했다. 지난해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는 공룡능선 코스는 한 차례 무산된 적이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