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방경찰청은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17년 동안 광주보훈병원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인원 씨(36)를 최근 위문했다고 7일 밝혔다. 전남경찰청 기동 9중대 의경으로 근무하던 김 씨는 1996년 6월 14일 광주의 한 대학에서 ‘북한 김형직사범대와 자매결연식 개최’를 위해 시위 중이던 대학생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쇠파이프를 맞아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직후 김 씨의 아버지(67)는 “아들의 고통은 시대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이 한쪽은 쇠파이프, 한쪽은 최루탄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김인원 씨는 17년 동안 눈만 겨우 깜빡거릴 뿐 호흡기에 의지해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 그동안 김 씨의 아버지가 홀로 병상을 지켰다. 김 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간병하며 느낀 애달픈 부정을 시로 써 ‘노래하는 새들도 목이 타는가’라는 제목의 시집을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시집에 편지를 동봉해 당시 안재경 전남경찰청장에게 보냈다. 편지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휘관들이 현재 근무하는 의경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 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후 안 청장과 후임 전석종 청장은 직원들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고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을 전달했다. 전남경찰청은 10월 21일 경찰의 날에 김인원 씨에게 훈장이 추서되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김 씨의 아버지는 “내 아들이 누워 있는 동안에도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으로 젊은이들을 떠나보냈다”며 “불행은 내 아들에서 끝내야 하고 이는 아들을 둔 모든 부모의 마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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