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다시는 이런 아픔 더 없기를… 의경 근무중 시위대에 맞아 17년째 의식불명 김인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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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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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찰청 최근 위문

전석종 전남지방경찰청장이 17년 동안 광주보훈병원에서 의식불명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인원 씨를 위문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전석종 전남지방경찰청장이 17년 동안 광주보훈병원에서 의식불명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인원 씨를 위문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전남지방경찰청은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17년 동안 광주보훈병원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김인원 씨(36)를 최근 위문했다고 7일 밝혔다. 전남경찰청 기동 9중대 의경으로 근무하던 김 씨는 1996년 6월 14일 광주의 한 대학에서 ‘북한 김형직사범대와 자매결연식 개최’를 위해 시위 중이던 대학생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쇠파이프를 맞아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가 쓰러진 직후 김 씨의 아버지(67)는 “아들의 고통은 시대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이 한쪽은 쇠파이프, 한쪽은 최루탄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김인원 씨는 17년 동안 눈만 겨우 깜빡거릴 뿐 호흡기에 의지해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다. 그동안 김 씨의 아버지가 홀로 병상을 지켰다. 김 씨의 아버지는 아들을 간병하며 느낀 애달픈 부정을 시로 써 ‘노래하는 새들도 목이 타는가’라는 제목의 시집을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시집에 편지를 동봉해 당시 안재경 전남경찰청장에게 보냈다. 편지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휘관들이 현재 근무하는 의경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 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후 안 청장과 후임 전석종 청장은 직원들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고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을 전달했다. 전남경찰청은 10월 21일 경찰의 날에 김인원 씨에게 훈장이 추서되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김 씨의 아버지는 “내 아들이 누워 있는 동안에도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으로 젊은이들을 떠나보냈다”며 “불행은 내 아들에서 끝내야 하고 이는 아들을 둔 모든 부모의 마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지방경찰청#김인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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