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개봉한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 ‘작업계’의 고수인 서민준(송일국)은 노란 팬티에 검은색 나비넥타이만 걸친 채 ‘노예 경매팅’에 참가한다. 잘생긴 얼굴에, 근육질 몸매…. 그의 낙찰금은 1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영화 속 이야기가 비틀린 현실이 됐다.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의 한 술집. 미모의 여성 1명과 남성 4명이 술자리를 가졌다. 이 여성은 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모 씨(33). 김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남성 A 씨(30), B 씨(26)와 짜고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신촌 술모임, 남자 급구’라는 방을 만들었다. 남성 2명이 응했다. 술자리가 만들어졌고 A, B 씨도 채팅방을 통해 처음 만난 것처럼 가장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B 씨가 김 씨를 ‘노예’로 한 ‘노예 경매팅’을 제안했다. 김 씨가 낙찰자와 단둘이 만남을 갖는 조건이었다. A, B 씨는 “낙찰금 중 일부는 어차피 나중에 돌려받을 테니 금액을 더 올리자”며 바람을 잡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모델로 활동할 정도의 미모를 갖춘 김 씨에게 혹한 남성이 100만 원을 제시해 낙찰됐다. 그런데 이들은 ‘받은 돈의 일부는 돌려준다’던 말을 지키지 않았고 돈을 낸 남성은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김 씨는 ‘노예’ 역할도 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최길수)는 7일 사기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A, B 씨를 구속 기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