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세자매 반지하 방치…외출도 단 한번 ‘경악’

둘째·막내 2년동안 외출 한번

경찰이 10대 세 자매를 2년 간 방치하고 학대하며 월 200여만 원의 양육비를 챙긴 계모를 구속했다.

8일 경기 고양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10대 세 자매의 계모 A씨(49)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1년부터 2년 간 세 자매를 돌보지 않고 고양시 덕양구의 반지하 월세방에 방치, 건강을 악화시키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의 조사결과 A씨는 2011년 5월 반지하 월세방으로 세 자매를 이사하도록 한 뒤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A씨는 세 자매에게 1시간마다 교대로 문자메시지로 동향을 보고받으며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이를 감금으로 판단했다. 또 그는 세 자매가 잘못을 하면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세 자매 중 둘째(18)와 막내(15)는 2011년 5월 현 거주지로 이사한 뒤 중학교 검정시험을 치르러 단 한 차례만 집 밖을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첫째(19)도 먹을 것 등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 외에 외출이 허락되지 않았다.

세 자매는 학교도 못 가 첫째는 고교 진학을 못하고 둘째는 중학교 중퇴, 막내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에 진학을 포기했다.

A씨는 5년 전 집을 나간 세 자매의 친부 B씨(47)로부터 양육비 등 명목으로 월 250만 원을 송금 받았다. 사건 초기 8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중 38만 원만 세 자매에게 줘 월세와 생활비로 쓰도록 했다.

월세 23만 원을 제외한 15만 원으로 생활해야 했던 세 자매는 2년 간 난방도 못하고 살았다. A씨는 세 자매에게 준 돈을 제외한 212만 원을 전 남편과 사이에 낳은 자녀 양육비와 자신의 생활비로 사용했다. 일부는 B씨와 채무를 청산하는 데 썼다.

그러나 세 자매에게 신체적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친부가 양육 부탁과 함께 매달 많은 돈을 보내줬다"며 "그러나 (A씨는) 세 자매에게 의·식·주 해결은 물론 치료나 교육 등 최소한의 양육의무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세 자매의 친부에 대해서는 번 돈의 대부분을 A씨에게 송금하는 등 어느 정도 양육 책임을 지려 했던 점을 인정,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앞서 세 자매는 지난달 21일 한 목사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세 자매는 모두 제대로 먹지 못한 것은 물론 한겨울에 난방도 못해 영양실조 진단을 받는 등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병원으로 옮겨진 막내는 골다공증에 따른 대퇴부 골절로 8시간에 걸친 긴급 수술을 받았고 둘째는 간질과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첫째는 세 자매를 처음 발견한 목사 부부가 돌보고 있다.

경찰은 세 자매가 주변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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