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낙태시켜 줄게”… 가루약 뿌리고 몸 더듬더듬

임신 20대女유인 성폭행 시도… 의사 사칭한 퀵서비스맨 구속

지난해 7월 회사원 A 씨(22)는 예상치 못한 임신에 낙태를 결심했다. 남자친구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낙태비용 및 방법 등을 묻는 글을 올리자 곧 문모 씨(47)에게서 연락이 왔다. 문 씨는 “내가 산부인과 의사다. 수술보다 값싸고 안전한 낙태 시술법이 있다”고 했다.

A 씨를 인근 모텔로 데려간 문 씨는 가방에서 노란색 가루약과 흰색 알약을 꺼냈다. 문 씨는 “이 가루약을 몸에 바르면 저절로 낙태가 된다. 유산되지 않으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가루약을 A 씨의 몸에 뿌리고 더듬기 시작했다.

A 씨는 의심스러웠지만 참았다. 20여 분 뒤 문 씨는 “이제 흰색 알약을 쓸 차례”라며 “내가 이 알약을 먹은 뒤 당신과 성관계를 하면 낙태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사기라고 판단한 A 씨는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하고 오겠다”며 모텔을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문 씨는 이전에도 의사로 행세하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기 전력자였다. 직업은 의사가 아닌 퀵서비스 기사였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현철)는 특가법상 간음·유인 혐의 등으로 문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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