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또 휴대전화 들여다보니?”(부모) “오늘 수업 복습 중인 걸요.”(학생) “휴대전화에 뭐가 있는 거니?”(부모)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전자칠판에 적은 내용을 저장해 놓았다가 모바일로 전송해 주거든요.”(학생)
3월 세종시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는 이런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교육청은 ‘모바일 스마트스쿨 시스템’을 개발해 올해 7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시스템이 여러 개 학교에서 전면 실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칠판과 교탁, 스마트패드 수업 등으로 스마트스쿨시대를 열었던 세종시교육청의 또 한번의 진화다. 하지만 세종시의 스마트교육은 스마트교육 균형발전과 교육역량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모바일 학습까지 진화한 스마트교육
모바일 스마트스쿨 시스템은 내달 1일 개교하는 도담유치원과 세종국제고 등 5개 학교와 9월 개교할 연세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모두 7개교에서 시범 운영된다. 기존의 스마트스쿨 개념은 교사가 전자칠판에 판서한 내용을 학생이 스마트패드와 폰으로 자료를 주고받는 형태였다. 이번에 개발한 모바일 스마트스쿨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교사가 전자칠판에 수업한 내용을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 저장하고 전송까지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방과 후에도 전자칠판으로 수업한 학습내용을 스마트폰이나 패드로 내려받아 복습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난 뒤 부모와 외식을 하면서 학생들은 복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과 교사들은 간단히 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관련 앱을 내려받은 후 실행해 모바일 스마트스쿨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다. 학습내용뿐 아니라 출석과 결석 상황, 알림장 내용, 설문조사 자료, 교수학습자료 등도 전달받을 수 있다.
오종근 세종시교육청 미래인재과장은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이미 상징처럼 굳어진 세종시의 스마트교육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기존 학교 확대 및 교육역량 확보 관건
스마트교육은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신설 학교가 아닌 편입지구의 기존 학교에도 이런 교육이 가능한지 여부다. 실제 조치원읍 등 구도심과 농촌지역에서는 스마트교육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읍면지역의 스마트교육 환경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조치원읍 명동초 감성초 부강초 금호중 등 4개교에 올해 52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읍면지역의 다른 학교에도 스마트 교실 한 곳 이상을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존 학교에 스마트교육을 확대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만도 600억 원가량으로 막대한 데다 세종시에만 스마트교육 예산이 집중되는 데 대한 타 시도교육청의 시선도 곱지 않아 예산 확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시스템이 구축돼도 스마트교육을 담당할 교사들의 역량이 관건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세종시의 모든 교원에게 스마트패드를 지급하고 학교 관리자와 교원에 대한 연수와 전입 및 신규교사 스마트교육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초, 심화, 전문과정으로 단계별 연수를 실시하고 스마트교육 선도모델 학교를 확대하는 한편 교수학습 모델의 일반화를 위한 스마트교육 교과연구회도 사회 과학 영어 진로탐색 등의 분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마트 교육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치원읍 등 편입지구 교원들은 스마트교육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많다”며 “교육과 연수를 강화한다 하더라도 교원들의 스마트교육 역량을 균일하게 높이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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