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대학의 손맛, 특별한 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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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9일 03시 00분


24개국 1240명 참가 터키 국제요리대회 휩쓴 호남대 조리과학과

호남대 조리과학과 학생들이 터키 국제요리대회에서 8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조리 명문의 위상을 과시했다. 왼쪽부터 한민국, 서재호 씨, 오른쪽 두 번째 오용진 씨, 세 번째 문환식 초빙교수. 호남대 제공
호남대 조리과학과 학생들이 터키 국제요리대회에서 8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조리 명문의 위상을 과시했다. 왼쪽부터 한민국, 서재호 씨, 오른쪽 두 번째 오용진 씨, 세 번째 문환식 초빙교수. 호남대 제공
“세계 3대 요리대회를 석권하는 게 꿈입니다.”

호남대 조리과학과 2학년인 오용진 씨(24)는 6∼1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11회 터키 국제요리대회’에서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는 세계요리사협회(WACS)가 인정하는 ‘12개 대회’ 가운데 하나로, 동서양 혼합요리 실력을 겨루는 세계적인 요리축제다. 24개국 1240명의 요리사와 예비 요리사들이 3000여 개 작품을 출품한 이번 대회에서 오 씨는 독특한 미각으로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양 소 돼지고기 생선으로 만든 ‘4가지 요리’ 부문에서 금메달을, 생선인 ‘아귀 요리’로 은메달을 땄다. 중학교 때부터 요리학원에 다니며 셰프의 꿈을 키워온 오 씨는 올해 해외 인턴십 과정을 마친 뒤 2015년 열리는 ‘프랑스 요리 월드컵’에 도전할 생각이다. 프랑스 요리 월드컵은 ‘독일 요리 월드컵’ ‘룩셈부르크 요리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요리 대회로 꼽힌다. 올해 호남대 조리과학과를 졸업한 오 씨의 형 오명진 씨(27)는 2010년 룩셈브르크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땄다. 오 씨는 “학과 선배인 형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며 “2년 후 열리는 프랑스 월드컵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 한국의 이름을 빛내겠다”고 말했다.

호남대 조리과학과는 이번 터키 국제요리대회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 씨 외에 1학년 한민국 씨(20)가 육류 뷔페와 쇠고기 요리 부문에서 각각 은메달을, 생선뷔페 부문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같은 학년인 서재호 씨(20)는 생선 요리 부문에서 은메달, 아시아 요리와 육류 뷔페에서 각각 동메달을 땄다. 이들을 지도한 문환식 초빙교수(32)는 “1999년 학과 개설 이후 각종 국내외 대회 입상이 200차례가 넘는다”며 “학생들과 합숙훈련을 하며 대회를 준비한 게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 학과 2회 졸업생이다.

호남대 조리과학과는 맞춤식 교육과 동아리 활동 지원으로 요리 명문학과로 우뚝 섰다. 이 학과는 한식 양식 일식 등 조리실습실을 비롯해 시연실, 커피바리스타실, 칵테일실, 관능평가실(시식실), 푸드코디네이션실 등 특화된 실습 공간을 갖추고 있다. 수업과 별개로 국제 요리대회에 대비하는 과정을 운영하고 해외 인턴십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영어와 일본어 무료 강좌를 개설했다.

재학생이 400여 명인 이 학과에는 동아리가 3개나 있다. ‘미(味)&미(美)’와 학생회가 만든 ‘F.O.C.A’, 봉사동아리 ‘TBHS’ 등은 선후배를 하나로 묶는 학습공동체다. 선후배들이 함께 요리대회를 준비하면서 우의를 다지고 소외계층을 찾아가 음식 봉사활동을 하며 ‘이웃사랑’도 배우고 있다. 각 조리 분야에 맞는 최고 전문교수진을 확보한 것도 큰 장점이다. 특1급 호텔에서 근무한 조리기능장 등이 전임교수로 임용돼 실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취업과 연계한 산학협력 교육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2학년부터 방학 때 2개월간 호텔 등지서 현장실습을 하도록 하고 광주전남 향토음식 전문가과정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특성화 사업으로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이선호 학과장(48)은 “‘요리사 양성의 메카’로 이름이 나면서 매년 20명을 뽑는 편입생 경쟁률이 2 대 1을 기록하고 있다”며 “한식 세계화에 맞춰 조리 전문 지식뿐 아니라 손끝 예술을 겸비한 멀티플레이어 셰프를 배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호남대#조리과학과#제11회 터키 국제요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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