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관 육각정(사진)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문화유산입니다. 육각정이 꼭 환수되길 희망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약탈해 간 경기 고양시 벽제관 육각정을 돌려받기 위해 시민단체 학계 등 29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17일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巖國) 시로 출국했다.
2009년 육각정이 이와쿠니 시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뒤 문화재청,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환수협의회가 지난해 6월 긴급조사단을 파견한 후 두 번째 공식 방문이다. 조사단은 18일 육각정이 있는 모미지다니(紅葉谷) 공원을 찾아 육각정의 보존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또 문화관광해설사회 주관으로 육각정의 무사 귀환을 염원하는 축문도 낭독했다. 19, 20일에는 이와쿠니 시청을 찾아 일제강점기에 약탈해 간 육각정의 반환을 촉구하는 최성 고양시장의 편지를 후쿠다 요시히코 이와쿠니 시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귀국 후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육각정 환수를 위한 10만 고양시민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벽제관 육각정은 정확한 제작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건축적 가치 외에도 역사적 상징성이 매우 큰 유물”이라며 “역사문헌자료 고증 기초조사를 통해 육각정 환수를 고양 600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벽제관 육각정은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벽제관지(사적 144호)에 있던 것이다. 벽제관은 중국 사신을 영접하고 왕의 능 행차 때 행궁으로도 사용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부가 헐리고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군을 물리친 왜군의 승전지로 부각하기 위해 정화사업을 벌이면서 원형이 훼손됐다. 이후 조선총독부 2대 총독인 하세가와가 1918년 자신의 고향인 이와쿠니의 모미지다니 공원으로 육각정을 옮겼다. 이 공원에는 임진왜란 때 벽제관 전투를 승리로 이끈 일본 장수 요시가와 히로시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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