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를 주최하는 총학생회장들이 행사 대행업체로부터 전체 비용의 40%까지 리베이트로 받아 챙기다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18일 대학 총학생회장들에게 리베이트를 건네고 대학 축제 행사 대행권을 따낸 혐의로 공연전문기획사 A엔터테인먼트 대표 장모 씨(31)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로 이모 씨(27) 등 서울 경기 지역 전문대 4곳과 4년제 대학 2곳 총학생회장 출신 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장 씨 등은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행사를 단독 수주하는 대가로 이 씨 등 6개 대학 총학생회장 7명에게 21회에 걸쳐 1억여 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씨는 경찰에서 “행사를 따내려면 리베이트를 줘야 하는 게 이 업계 관행”이라며 “행사를 따내려 총학생회장에게 룸살롱에서 접대하기도 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경기지역 모 대학은 A엔터테인먼트에 2010년 가을 축제 비용으로 9000만 원을 지불했지만 업체 측은 대행업체로 지정해 준 총학생회장 이 씨에게 리베이트로 36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축제에 쓰인 돈은 4620만 원에 불과했다. 이 씨는 생활비나 총학생회 간부 회식비, 개인 소송 비용 등에 받은 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 대표 장 씨는 모 대학 총학생회 간부 출신으로 학교는 비용만 지출할 뿐 행사 대행업체 선정은 총학생회장 권한이라는 점을 알고 리베이트를 뿌려 3년여 동안 30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리베이트를 받은 총학생회에서는 공개입찰 방식 대신 수의 계약으로 업체를 선정하고 뒷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챙긴 돈을 룸살롱에서 탕진하거나 먼저 리베이트를 요구한 총학생회장까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개연성이 커 다른 대학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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