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숙명여대 ROTC가 동·하계 훈련 성적을 합산한 종합 성적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년 연속 여대 ROTC가 군사훈련 평가 1위에 오르면서 이변이 연출됐다.
19일 성신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 ROTC 52기 29명은 1¤2월 2주에 걸쳐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진행된 동계훈련에서 화생방·개인화기·행군 등 6과목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며 110개 학군단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29명은 작년 하계 훈련에서는 종합성적 10위에 그쳤었다.
후배인 53기 30명은 같은 기간 충북 괴산 훈련소에서 진행된 기초훈련에서 10위를 차지했다.
두 기수의 성적을 합산하는 평가 결과, 성신여대는 52·53기 점수를 통합한 종합성적에서 1위에 올랐다.
현재 110개 학군단 중 여대 ROTC는 숙대와 성신여대 두 학교뿐이다.
2011년 창설된 성신여대 ROTC의 최초 후보생인 52기가 다음달 4학년, 53기는 3학년에 진학한다.
지난 2년 간 여대가 번갈아가며 군사훈련에서 1위를 차지하자 여성 후보생을 보는 남성 후보생과 훈련관의 시선도 바뀌고 있다.
52기 신세라(23) 후보생은 "남자 후보생들이 처음에는 '뭐 하러 왔느냐'고 해 다가가기 힘들었다"며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자 '진짜 잘한다. 어디서 배우고 왔느냐'며 칭찬하기 바쁘더라"고 말했다.
여성 후보생이 남성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성신여대 학군단장 김지용 중령(46) 은 "여성 후보생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김 중령은 "남성 후보생은 의무적으로 장교에 지원하는 반면 여성 후보생은 안 가도 되는데 본인 선택으로 가는 만큼 매우 만족해하며 훈련에 임한다"며 "몇몇 남성 후보생들이 모여 '자존심 상해서 안 되겠다. 우리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자'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다"고 웃었다.
임관 후 남성 군인을 지휘해야 한다는 생각에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밀리지 말아야겠다는 '독한' 의지도 한몫 했다.
김 중령은 "행군 중에 한 여성 후보생이 다쳐서 20㎏짜리 군장을 풀고 걸으라고 했더니 '똑같이 하겠다'며 끝까지 가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며 "무릎이 골절된 채 훈련을 마친 후보생도 있었다"고 전했다.
같은 여대 ROTC로서 숙대와의 경쟁심은 없었을까.
오윤정(33·여) 훈육관은 "숙대 후보생과 경쟁하기보다는 같은 여성 후보생으로 서로 격려하며 응원했다"고 일축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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