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 처음으로 적용되면서 초등학교 1, 2학년에서는 기존 과목이 국어 수학 통합교과 등 3과목군(群)으로 크게 줄어든다. 학생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고 흥미를 높이자는 취지다. 하지만 학부모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다. 새로운 교과서의 특징과 앞으로 필요한 공부법을 전문가와 교과서 집필진에게 들어봤다. 》 통합교과, 1년동안 8가지 주제
초등학교 1, 2학년의 교육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합교과 과목이다. 기존의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을 하나로 합쳤다고 보면 된다.
3월부터 12월까지 1년 단위의 교육과정 일정에 맞춰 각각 다른 주제로 개념학습과 탐구, 실험, 놀이까지 골고루 배우고 경험하도록 만들었다. 학교 봄 가족 여름 이웃 가을 우리나라 겨울 등 모두 8가지 주제를 각각의 교과서로 공부한다. 4월에 ‘봄’ 교과서를 배울 때는 봄맞이 청소하기(바른 생활), 봄의 모습 찾아오기(슬기로운 생활), 봄 교실 꾸미기(즐거운 생활) 등을 포함하는 식이다.
통합을 강조하는 변화는 내년에 3, 4학년과 내후년에 5, 6학년으로 이어진다. 새 교과서는 중학교에도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앞으로 모든 학생이 통합형 교과서에 적응해야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책을 읽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정은 교원 EDU교육팀장(42)은 “통합교과는 배경지식을 많이 갖추고 있을수록 유리하다. 기획독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했던 학생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을 단순히 많이 읽는 방식보다는 주제를 정해놓고 체계적으로 읽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예컨대 ‘친구’라는 주제를 정했으면 문학작품을 통해서는 친구와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는 이야기를 읽은 뒤 과거에는 모든 사람이 서로 친구가 될 수는 없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노예제와 신분제에 대한 책을 읽는 식이다.
또 공생관계를 비롯한 생물들끼리의 우정(생물영역), 국가 간의 우정(역사영역) 등의 책을 함께 읽도록 하면 한 가지 주제의식을 다양한 분야로 넓혀가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 팀장은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한 달가량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책을 읽게 하고 읽은 책들로 마인드맵 같은 그림을 그려보는 식으로 연습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국어 수학, 국어 4개영역 통합
새 교과서가 도입되지만 국어와 수학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특히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국어의 중요성이 커졌다. 과거와 달리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네 가지 활동을 모두 한 과목, 한 교과서에서 배운다.
주 교과서인 국어와 보조 교과서에 해당하는 국어활동으로 구성돼 학기마다 국어 2권, 국어활동 2권 등 총 4권의 교과서를 공부하게 된다.
교과서 집필자인 이재승 서울교대 교수(국어교육과)는 “국어 역시 통합이 강조되는 변화이므로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토론과 글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과서에 실린 작품은 전문을 찾아보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비교적 변화가 적다. 교과내용이 20% 정도 줄어들고 이야기로 개념을 익히는 ‘스토리텔링’을 강조하지만 개념과 연산을 익혀야 하는 기본적인 틀은 별로 다르지 않다.
스토리텔링은 2학년 1학기에 배우는 ‘길이 재기’ 단원에서 임금님이 생일날 입을 옷을 만들기 위해 재단하는 이야기로 길이를 재는 단위인 센티미터(cm)의 필요성과 개념을 알도록 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김성여 서울 대곡초 교사는 “새 교과서는 학생이 조금 더 흥미를 느끼도록 이야기를 통해 개념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학부모는 기본적 연산훈련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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