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소촌동 라인1차 아파트의 ‘철쭉작은도서관’은 맞벌이나 조손가정 자녀들의 쉼터다. 93m²(약 28평) 규모인 이 도서관은 2006년 5월 아파트 부녀회가 폐품을 팔아 마련한 1000만 원을 비롯해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2500만 원을 들여 문을 열었다. 김연주 철쭉작은도서관장(46)은 “방과 후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서관을 만들었다”며 “주부 7명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쭉작은도서관은 오전에는 인형 만들기 교실, 독서토론 등 성인프로그램을, 토요일에는 기타 연주, 쿠키 만들기 등 중학생 프로그램을, 목요일에는 부모·자녀가 함께 책 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철쭉작은도서관처럼 광주시내 소규모 도서관들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날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9곳이던 광주 작은도서관은 1개월 반 만에 16곳이 신설돼 315곳에 달한다.
대부분 면적이 33m²(약 10평)∼263m²(약 79평)에 불과하지만 주민과 학생들의 사랑방이자 문화생활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작은도서관의 84%인 265곳이 아파트 주민, 지역아동센터, 교회 등이 운영하는 사립이다. 주민센터 등이 운영하는 공립은 50곳이다. 지역별로는 광주 동구 22곳, 서구 55곳, 남구 42곳, 북구 119곳, 광산구 79곳이다.
임영일 광주시 문화수도정책관은 “최근 주민들 사이에 동네 도서관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며 “작은도서관이 활성화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2016년까지 작은도서관 185곳을 추가해 총 500곳을 운영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되면 광주 1000가구 당 1개의 도서관을 갖게 된다.
광주시는 작은도서관을 주민복지를 이끄는 핵심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도서관 고유기능은 물론이고 미술 공연 등 문화프로그램을 하는 마을공동체 복지문화센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것.
김재철 광주발전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은 “도서관이 마을 문화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거리근접성은 물론이고 정보공유, 문화활동이 가능하고 아동돌보기 등 복지기능을 복합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시가 추가 설치할 작은도서관 185곳은 대부분 사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우권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주민 참여가 필요한 작은도서관은 주민공동체나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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