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1592년) 때 명나라 장수로 참전했다가 조선에 귀화한 두사충(杜師忠)의 삶을 담는 길이 생긴다.
대구 수성구는 만촌2동 형제봉 아래 모명재(慕明齋)를 중심으로 역사문화 탐방길을 조성한다고 20일 밝혔다. 모명재는 두사충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이 1912년 세운 사당이다. ‘모명’은 두사충의 호로 명나라를 그리워한다는 뜻이다.
수성구는 12억 원을 들여 모명재∼영남제일관(10.5km)을 트레킹(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걷는 여행) 코스로 꾸민다. 길 이름은 ‘모명재길’로 정했다. 다음 달 착공해 7월 말 완공 예정이다. 모명재길은 형제봉길(3.39km)과 모봉길(3.33km), 고모령길(1.85km), 팔현길(2.41km) 등 4개 코스로 이뤄진다. 두사충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쉼터도 곳곳에 마련한다.
두사충은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는 당나라 두보의 후손.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군 이여송의 부관으로 활약했다. 정유재란(1597년)에 다시 참전했다. 이순신 장군과도 친분이 깊었다. 1598년 두 아들과 함께 조선에 귀화해 대구에 정착한 뒤에도 명나라 황제에게 절을 올리는 예를 잃지 않았다.
모명재길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 관련 문화유적이 적어 아쉽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대구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7만4800여 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두사충의 삶은 대구를 찾는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콘텐츠다. 두사충과 모명재에 관한 자료를 중국어로 펴내 관광객 유치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