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마포 성소수자 현수막 문구 샅바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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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1일 03시 00분


구청 “표현 지나쳐” 수정 요구… 게시단체 “원안대로 허용”주장

‘지금 이곳을 지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 소수자입니다.’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의 영문 머리글자), 우리가 지금 여기 살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활동하거나 거주하는 성 소수자들과 지지자들의 모임인 ‘마포 레인보우 주민연대’(마레연)가 마포, 신촌, 홍익대 앞, 합정동 도로변에 내걸기를 원하는 현수막(사진)의 문구다. 그러나 마포구는 “‘열 명 중 한 명은 성 소수자’라는 표현이 과장되고 직설적”이라며 문구 수정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마레연이 현수막 게시 허가를 요청한 이래 양측은 계속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마레연을 지지하는 측은 18일 마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포구는 현수막을 원안 그대로 게시하고 성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마레연 관계자는 “현수막 표현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는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드러낸 것”이라며 “‘열 명 중 한 명은 성 소수자’라는 표현은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구호”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동성애자 비율이 정확한 통계로 파악된 바 없다.

마포구는 현수막 내용이 성 정체성의 혼돈을 초래할 수 있고 청소년이 문구 하단에 적힌 영문 단어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유해한 내용을 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마포구청#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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