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연예인 지망생 이모 씨(22)를 성폭행한 혐의(강간)로 고소당한 배우 박시후(본명 박평호·35) 씨가 경찰 출석 요구에 또다시 불응했다.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씨 측은 24일 오후 7시로 예정돼 있던 서울 서부경찰서 출석을 2시간 20분가량 앞두고 “해당 사건을 서울 강남경찰서로 이관해달라고 요청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함께 강제추행 혐의로 피소된 동료 연예인 김모 씨(24)도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박 씨는 이날 자신의 변호인을 법무법인 화우에서 푸르메로 변경했다. 변호를 맡은 푸르메 신동원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씨 사건은 ‘고소·고발사건 이송 및 수사촉탁에 관한 규칙’에 따라 박 씨의 주소지에서 가까운 강남경찰서로 이송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이 사건은 피해자의 상담 요청을 받아 경찰이 절차를 안내해 고소장을 접수한 인지사건이므로 이송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미 수사가 진행돼 다른 경찰서로 이송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부경찰서는 “이번 주에 출석하라고 25일 다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때도 경찰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박 씨는 강제 구인될 개연성이 높다. 피고인이 출석요구에 3번 불응하면 경찰이 체포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박 씨의 반복된 출석 불응에 대해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박 씨가 피해자의 신상 노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사를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미 인터넷에는 피해자 이 씨로 지목된 여성의 사진과 함께 방송출연 전력과 출신 대학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연예인 되고 싶어 환장했나’ 등의 악성 댓글도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해당 여성은 피해자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간과 약물복용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피해 여성의 체액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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