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전남]한국인의 숨결 순천만, ‘지구의 정원’으로 활짝 핀다

  • 동아닷컴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2450억원 투입되는 환경축제, 150년간 세계 곳곳서 열려와
이번 순천박람회는 A1급 가장 큰 규모의 대회



《 순천만은 하늘이 내린 정원이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가 만들어낸 항아리 모양의 순천만은 산과 강, 바다와 섬, 논과 갯벌 등 한국의 정겨운 자연을 한곳에 모아 놓았다. 여기에다 도시와 포구, 철새와 갈대, 해돋이와 해넘이, 안개와 바람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그림 같은 풍경을 그린다. 시인 곽재구는 ‘포구기행’에서 순천만 노을에 감동해 무릎을 꿇었다고 했고, 김승옥은 소설 ‘무진기행’에서 순천만의 새벽 물안개를 소재로 신기루 같은 상상의 공간을 써내려가기도 했다. 순천만은 2645만 m²의 광활한 갯벌과 231만 m²의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생명의 땅’이자 ‘자연의 교과서’다. 》

남녘에 봄바람이 불면서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의 갯벌과 갈대밭이 생명력으로 박동치고 있다. 순천만 인근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도 4월 20일 개막을 앞두고 새싹이 싹트기 시작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남녘에 봄바람이 불면서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의 갯벌과 갈대밭이 생명력으로 박동치고 있다. 순천만 인근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도 4월 20일 개막을 앞두고 새싹이 싹트기 시작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순천만을 구성하는 다양한 자연공간은 자연스럽게 하천과 개울로 이어지고 서로를 껴안고 어우러져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처음으로 람사르 협약(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각국의 협력으로 맺어진 조약)에 등록됐다.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고 자연생태관광지 순천만에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다. 4월 20일∼10월 20일 6개월간 순천 도심과 순천만 사이에서 열리는 박람회의 주제는 ‘지구의 정원 순천만(Garden of the Earth)’.

박람회장은 순천만에서 도심 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 있다. 도심이 순천만 방향으로 팽창하는 것을 막아주는 생태축 기능을 하며 순천만을 개발로부터 지켜내는 완충지대 역할도 한다. 박람회장은 56만4000m²의 주 박람회장과 25만3000m²의 수목원, 10만5000m²의 국제습지센터로 꾸며진다. 현재 참가국별로 전통 양식의 정원을 조성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건물 등 대부분 공사는 마무리됐고 꽃이나 나무를 심고 정원을 연출하는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주 박람회장에는 호수공원과 바위정원, 환상정원, 한방체험센터 등이 들어선다. 네덜란드 프랑스 중국 영국 등 세계 10개국이 참여해 세계정원을 꾸민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쟁스가 설계한 순천만 호수·바람언덕은 순천 시내를 둘러싼 봉화산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인 동천을 상징한다. 박람회장 서쪽에 마련된 수목원에는 한국정원과 편백휴양숲 등이 조성돼 피톤치드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정원박람회장 중앙에 위치한 국제습지센터는 박람회 주제관 역할을 한다. 도로와 옥상이 언덕으로 연결돼 멀리서 보면 구릉 같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센터 내부에는 살아있는 생물이 70% 이상 전시돼 생태 의미를 일깨워준다. 세계 최초의 다리미술관인 ‘꿈의 다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습지센터와 박람회장을 연결하는 다리에 컨테이너 30개를 놓아 미술관으로 꾸미고 내부에 전 세계 어린이의 회화 작품 14만 점이 전시된다. 양동의 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기획운영본부장은 “개최 이후 시설물을 철거해야 하는 기존의 산업박람회와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수목이 울창해지고 그 가치를 더해가는 미래형 녹색박람회”라고 말했다.

순천만 꿈이 무르익다

정원박람회는 24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세계적인 환경축제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주관으로 150여 년간 세계 곳곳에서 개최됐다. 순천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AIPH가 공인하는 A1·B1·A2·B2 등 4개 등급 행사 중 A1급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순천 도심은 축제로 물든다. 시내 곳곳에서 하루 평균 35회, 총 6495회의 테마·거리공연, 예술 공연이 펼쳐지고 참여국가와 자치단체 날도 운영된다.

관람객들을 위한 교통·숙박 대책도 마련했다. 순천시는 이번 박람회 기간에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연향호반아파트∼체육관 사거리 개설공사(1700m), 오산마을 진입로 개설공사(391m), 남승룡길 확장·포장 공사(528m)를 3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주차장은 총 1만3982대를 댈 수 있도록 조성 중이다. 이 중 상설 주차장은 3098대 주차가 가능하며 수목원 및 습지센터에 254대, 주 박람회장에 340대, 순천만생태공원에 1294대를 세울 수 있다. 이 외에도 임시주차장(1만884대) 예비주차장(2160대)도 확보해뒀다.


국제수준에 걸맞은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6860실을 확보했다. 관광객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공개 모집해 선정했다. 도농복합도시인 순천의 특성을 살려 농촌 펜션, 한옥도 활용할 계획이다. 시민들은 정원박람회 성공 개최 분위기를 확산 시키기 위해 집 앞이나 옥상, 아파트 발코니에 작은 정원 만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박람회에는 외국인 관람객 22만 명을 포함해 468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생산유발 1조323억 원, 부가가치 6790억 원, 1만1000명의 녹색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승병 조직위 사무총장은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순천만은 하나의 거대한 생태놀이터이자 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며 “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이형주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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