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7일 03시 00분


2·28민주운동기념회관 내일 명덕초교서 개관식
“4·19 촉발한 자랑스러운 역사”… 북카페-청소년교육장 등 갖춰

28일 개관식을 하는 대구 중구 남산동 2·28민주운동기념회관(왼쪽 사진). 당시의 역사자료와 영상시설,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대구시 제공
28일 개관식을 하는 대구 중구 남산동 2·28민주운동기념회관(왼쪽 사진). 당시의 역사자료와 영상시설,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와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28일 대구 중구 남산동 명덕초교 강당에서 2·28민주운동기념회관 개관식을 한다. 이날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이광조·김범일(대구시장) 공동의장과 2·28민주운동 참여 인사와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3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도 열린다.

대구시는 100억 원을 들여 명덕초교 강당 옆 연면적 2840m²(약 850평)에 4층 규모의 2·28민주운동기념회관을 최근 완공했다. 이곳에 기념회관을 지은 이유는 인근 명덕 사거리가 1960년 2·28민주운동 당시 거리시위가 벌어졌던 역사 현장이기 때문이다. 1961년 4월 대구 시민의 성금으로 2·28대구학생민주의거 기념탑이 세워진 곳이기도 하다. 현재 기념탑은 달서구 두류공원으로 옮겨져 2004년에 설치한 터 표지석만 남아 있다.

2·28민주운동은 당시 장기집권을 노린 자유당 정권이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교생들의 야당 유세 합류를 막자 대구 8개 고교 1, 2학년 1200여 명이 이를 거부하고 저항하면서 시작됐다. 명덕 사거리 인근 교문을 나선 경북여고 학생 등 수백 명은 시내 쪽으로 행진하면서 “학원을 정치도구화하지 말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 운동은 3·15 마산의거와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기념회관 1층은 2·28민주운동 모습을 보여주는 역사자료와 체험관, 영상시설로 꾸몄다. 2, 3층엔 유아 및 어린이열람실과 북카페 등을, 4층엔 문화강좌를 하는 다목적 강당과 청소년 교육장을 마련했다.

기념회관 앞 화단에는 2·28민주운동 정신을 기리는 기념동산을 만들었다. 2·28민주운동에 참여한 대구 8개 고교의 교목(校木)을 심었다. 경북고와 대구농림고(현 대구자연과학고)의 느티나무를 비롯해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의 담쟁이넝쿨, 경북여고 향나무, 대구고와 대구공고의 소나무,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와 대구여고의 은행나무 등이다. 당시 학생들이 경북도청(현 경상감영공원)에서 읽었던 2·28민주운동 참여 결의문을 기념하기 위해 그곳에 있던 회화나무도 같이 심었다.

기념동산 표지석에는 ‘암울했던 시대에 자유와 정의의 횃불을 높이 들었던 대구지역 남녀 고등학생들의 2·28민주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했다’라고 적혀 있다. 이광조 기념사업회 의장(72·당시 대구상고 2학년)은 “세월이 흘러 민주운동의 숭고한 정신이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이번 기념회관 건립으로 대구시민 모두 민주성지의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28장학재단과 문화연구소 건립 사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민주운동 얼을 일깨워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기념회관을 학생 현장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삼성상회 터∼국채보상운동발상지(옛 광문사)∼박근혜 대통령 생가터∼2·28민주운동기념회관∼국채보상운동기념회관 등으로 이어지는 ‘구국의 길’(가칭)을 조성해 대구근대골목투어 코스로 만들 계획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2·28민주운동은 대구의 시민정신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역사다. 이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민주운동기념사업회#명덕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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