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 소유권, 국가가 가져야 불법 포획 막아” 울산 남구청장 ‘고래 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7일 03시 00분


최근 박사 학위까지 취득

울산 남구 김두겸 구청장. ‘고래 구청장’으로 불리는 그의 집무실 배경에는 대형 고래 사진이, 자리 좌우에는 고래 목각인형이 세워져 있다. 사진제공 울산 남구청
울산 남구 김두겸 구청장. ‘고래 구청장’으로 불리는 그의 집무실 배경에는 대형 고래 사진이, 자리 좌우에는 고래 목각인형이 세워져 있다. 사진제공 울산 남구청
‘고래 구청장’. 김두겸 울산 남구청장(56·사진)의 별명이다. 남구에는 우리나라 포경(捕鯨·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항이 있다. 고래 관련 사업에 대한 그의 열정도 남다르다. 집무실에는 대형 고래사진도 붙여 두었다. 고래가 재도약을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모습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미국 알래스카 부근 바다에서 촬영한 것. 돌고래 목각인형 두 점도 전시돼 있다. 사진과 인형은 구청장에 처음 취임한 2006년 7월 이후 계속 곁에 두었다.

김 구청장이 ‘고래 박사’가 됐다. 최근 울산대에서 ‘우리나라 고래산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논문으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 이 논문은 국내외 150여 편의 서적과 논문을 참고하고 민선 자치단체장의 시각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고래 산업의 발전 방안과 정책을 다양하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구청장은 고래관리법(가칭) 제정을 주장했다. 고래의 분류와 보호, 활용 등 관련 규정들이 환경부 등 3개 부처로 흩어져 있어 이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어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고래를 과학적으로 조사해 국제포경위원회(IWC)에 보고할 것을 제안했다. 과학포경을 허용받기 위한 사전 조치다.

현재 일부에서 진행되는 불법 포경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혼획)를 어민 소유로 인정하기 때문에 ‘바다의 로또’로 불리며 불법 포경이 급증해 혼획 고래는 국가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것.

고래의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일본, 페루와 스리랑카 덴마크는 물론이고 미국 캐나다 러시아 원주민들도 각각 연간 1000∼1만 마리의 돌고래류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도 고래 식(食) 문화가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법상 아무런 규제가 없는 돌고래 포획조차 이용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고래연구소 조사 결과에서도 돌고래류는 명태 오징어 등을 먹이로 해 인간과 먹이 경쟁을 벌이며 해양생태계도 교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고래 구청장#김두겸#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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