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원준 前 울산상의 회장의 인생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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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8일 03시 00분


‘명문가 후손-국회의원-울산상의 회장-구속-해외도피-자수 및 재구속, 그리고 중태….’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고원준 씨(70·사진)의 파란만장한 인생유전이다. 지병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그는 25일 오전 8시 20분경 자택에서 쓰러지면서 목을 크게 다쳐 울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울산 중구 북정동이 고향인 고 씨 집안은 명문가다. 고 씨의 할아버지 고기업 씨(1972년 9월 작고)는 1955년 2대 울산읍장을 지냈다. 양조장과 영화관, 상가 등을 운영하며 울산 최고 부자로 통했다. 초대∼3대(1964년 7월∼1972년 9월) 울산상의 회장도 지냈다.

그의 아버지 고태진 씨(2003년 2월 작고)는 조흥은행장과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지냈다.

할아버지가 사업, 아버지가 금융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고 씨는 정계와 경제계를 넘나들었다. 34세 때인 1977년 경남청년회의소(JC) 회장과 한국JC 부회장을 맡았다. 38세 때는 민정당 공천으로 울산에서 국회의원(제11대)에 당선됐다. 이어 국영기업체인 ㈜한주 사장을 거쳐 12∼14대(1997년 3월∼2004년 8월) 울산상의 회장을 맡았다. 할아버지에 이어 상의회장을 맡은 것.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엔 ‘내리막길’이었다.

2004년 8월에는 울산상의와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한주의 공금 7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병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산 속에서 죽으려고 한다’는 편지를 재판부에 보내고는 2004년 12월 잠적했다. 수사기관은 편지 발신지인 치악산 일대를 수색했지만 허탕이었다. 당시 그가 일본으로 도주한 사실은 훗날 알려졌다. 그는 2010년 4월 검찰에 자수의사를 밝히고 입국해 재구속됐다.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된 그의 형량은 징역 6년 및 추징금 10억 원.

그는 지병인 심장병 재발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집(울산 남구 신정동)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울산 시민들은 “공금 횡령 등은 비난받을 일이지만 지역에 기여한 부분도 많다”며 “건강을 회복하고 처벌을 받은 뒤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고원준#울산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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